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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2부>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⑨ 저출산·고령화 극복 日니가타를 가다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2부>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⑨ 저출산·고령화 극복 日니가타를 가다

입력 2010-09-03 00:00
업데이트 2010-09-0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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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 수입의 20%… “육아부담 없어지자 출산 자신감”

일본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꼽히는 니가타 시. 시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30㎞쯤 가다 보면 세계적인 쌀 ‘고시히카리’를 생산하는 곡창지대가 펼쳐져 있다. 미야오 히로후미(45)가 운영하는 미야오 농원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 농촌도 핵가족 세대가 대부분이지만 미야오 대표는 부모님과 부인, 17세, 13세, 12세인 2남1녀와 함께 살고 있다. 미야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니가타 시내에 있는 작은 식품제조회사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그러다 고향에서 제대로 된 농업을 하고 싶어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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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에서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미야오 히로후미 가족은 3대가 함께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부인 구미코, 히로후미, 부친 다케로.  니가타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일본 니가타에서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미야오 히로후미 가족은 3대가 함께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부인 구미코, 히로후미, 부친 다케로.
니가타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그는 “도시의 식품 제조회사에 다니다 보니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농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돼 귀농을 결심했다.”면서 “식품의 안전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만큼 유기농법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야오는 농약을 주는 기존 농법과 달리 미생물, 토양, 곤충 등이 사는 논에서 쌀과 야채를 재배하는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자연농법의 주창자인 한국의 조한규씨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미야오 가족이 매월 지출하는 학비와 급식비는 5만엔(약 72만원). 월 수입의 20% 정도에 해당한다.

미야오는 “도시에서는 자녀를 더 좋은 학원에 보내기 위해 부모가 많은 시간을 밖에 나가 일해야 하고, 아이들은 혼자서 저녁을 해결하거나 밖에서 인스턴트 식품을 사먹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에 살기 때문에 자녀들의 교육에 손해를 보거나 문제가 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농촌에서의 교육이 자연과 접촉하고 느끼며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여겼다. 교육과 육아 부담을 떨쳐버리면 아이들을 더 많이 낳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자녀들에게 공부에 대한 강요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미야오 부부는 “아이들 스스로가 더 높은 교육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의무교육을 마치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고등학교, 대학교로 보낼 것”이라면서도 “높은 학력이 반드시 성공의 길로 이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이 태어난 농촌이라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생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공부”라며 “이러한 배움을 통해 오히려 농촌에 거주하면 도시인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인 구미코(51)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고부간의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3대가 어울려 살다 보니 함께 생각하고 고민함으로써 인간적으로 더 성숙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도 농촌의 고령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미야오는 “농촌이 고령화되어 가는 것은 농촌에 일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로 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순수 농업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연계 산업을 더 많이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니가타의 경우에도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시 관계자들과 모임을 갖고 양계업이나 식품 가공업 육성을 위한 발전방안을 논의한다고 소개했다.

니가타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0-09-0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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