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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복원 가치 있다면 건물주에 애걸복걸해 설득”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복원 가치 있다면 건물주에 애걸복걸해 설득”

입력 2010-10-11 00:00
업데이트 2010-10-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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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수석부시장

“구동독 시절 무차별적인 개발과 무리한 도시계획을 지켜본 드레스덴 시민들은 과거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시청 공무원들도 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복원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유적이 있으면 건물주에게 애걸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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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수석부시장
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수석부시장
드레스덴의 디르크 힐버트 수석부시장은 시가 주도하고 있는 강력한 복원 정책을 ‘경쟁력 강화’와 ‘정체성 찾기’라는 말로 설명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부활시켜 관광 수입을 극대화하고, 과거 작센 시절부터 이어져 온 도시 고유의 색깔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힐버트 부시장은 “실제로 드레스덴이 과거 건물을 본격적으로 복원하기 시작한 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복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한다.”면서 “과거 체코나 헝가리 등 동유럽을 즐겨 찾던 관광객들이 주요 거점인 베를린과 가까운 드레스덴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드레스덴을 보면서 독일 도시들이 단순하고 투박하다고 생각하던 고정관념을 버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드레스덴 시는 도시 재개발과 복원을 위해 매년 120억유로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복원의 취지에 공감하는 민간 기금으로 충당된다. 시청은 이 자금을 이용해 매년 수많은 건설회사 및 건물주들과 협상을 진행한다. 힐버트 부시장은 “많은 돈을 들여 현대식 건물을 크게 짓는 것이 수익성을 높인다고 생각하는 건물주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다.”면서 “지난 20여년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알아서 사전조사를 해 유적이 나올 만한 곳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부인 덕분에 서울을 몇 차례 찾았다는 힐버트 부시장은 “고궁이나 한옥마을 등 서울의 아름다움 역시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색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이 시내의 통일되지 않은 높은 건물들과 아파트들에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조언했다.

드레스덴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2010-10-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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