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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패럴림픽 수영 챔피언 출신 홈즈 영국 상원의원

<인터뷰> 패럴림픽 수영 챔피언 출신 홈즈 영국 상원의원

입력 2014-10-17 00:00
업데이트 2014-10-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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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고요한 불씨를 끝까지 살려가세요”

“마음속의 고요한 불씨를 꺼뜨리지 마세요. 결국 나 자신에게 달린 것입니다. 할 수 있어요.”

크리스 홈즈(43) 영국 상원의원은 육체적 시련을 겪는 젊은 장애인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패럴림픽 챔피언’ 크리스 홈즈 영국 상원의원
‘패럴림픽 챔피언’ 크리스 홈즈 영국 상원의원 크리스 홈즈(43) 영국 상원의원이 17일 인천 송도의 포스코 ENC 타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각장애를 지닌 홈즈 위원은 패럴림픽 수영에서 금메달 9개를 목에 건 스타로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해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귀족원 의원이 됐다.
연합뉴스
홈즈 의원은 17일 인천 송도의 포스코 ENC 타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 리더로 거듭난 자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망막의 기형적인 주름이 14세이던 1986년에 조각조각 갈라져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홈즈 의원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며 “그러나 마음속에 있는 고요한 불씨, 신념은 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과 가족의 배려가 꿈을 계속 꿀 수 있도록 한 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홈즈 의원은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사회학, 정치학을 공부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는 “학창 시절 케임브리지대에 가고 싶었지만 주변의 반응이 나에게 또 다른 시련이었다”고 말했다.

장애 때문에 대학 교육의 진도를 못 따라갈 수 있다고 선의와 진심으로 조언하는 이들 때문에 서글펐다고 했다.

그러나 홈즈 의원은 이를 마음속에 있는 의지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계기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홈즈 의원은 “내면이 다시 끓어올랐다”며 “결국 영어, 경제, 사회 등 3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아 케임브리지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하는 과정에서 노골적이거나 때로 잘 보이지 않는 차별 때문에 시련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법률회사에 취업하려고 40군데가 넘는 로펌에 지원서를 냈다.

면접은 18차례 봤는데 6∼7군데를 제외하면 실질적 면접은 아니었고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30초 만에 직감한 곳도 있었다.

좌절이 되풀이될수록 더 많은 지원서를 냈고 마침내 ‘어셔트’라는 로펌에서 고용·연금 부문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었다.

홈즈 의원은 “자신이 성취할 것이라는 점을 굳게 믿고 ‘나를 믿어달라’고 끝까지 얘기하는 자세가 젊은이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럴림피언으로서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는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에서 그가 목에 건 수영 금메달은 무려 9개에 달한다.

패럴림픽 활약 덕분에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홈즈 의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통합 국장을 맡았다.

통합 국장은 패럴림픽을 올림픽과 함께 수평적이고 효과적으로 치러내기 위한 실무를 맡은 총책임자다.

런던 패럴림픽은 역대 최고의 패럴림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내의 문턱이 모조리 사라지는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장애에 대한 대중의 태도까지 완전히 바꿔놓은 혁명적 사건으로 인식됐다.

홈즈 의원은 “모든 버스, 모든 택시, 모든 지하철 등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그중에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장애인에게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는 이런 공로를 높이 평가해 홈즈 의원을 귀족원(상원) 의원으로 임명했다.

홈즈 의원은 “조직위의 모든 이들이 열린 마음, 성실, 헌신, 신뢰와 같은 공통의 가치로 똘똘 뭉치는 게 대회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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