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부署 정홍구 경위
전과 20범과 15년간 교류하며 새 삶을 이끈 경찰이 있다.대구 남부署 정홍구 경위
김씨는 아버지 없이 아픈 어머니, 누나와 살고 있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비관하며 가출을 반복하다 범죄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김씨는 구속돼 수감 생활을 하고 나서 출소하면 다시 절도를 하고 또 구속되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정 팀장은 김씨가 가정환경 때문에 절도를 한 것이지 심성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수감된 김씨에게 정 팀장은 한달에 1~2차례 면회를 갔고 영치금과 빵도 넣어 줬다.
정 팀장의 호의에 처음에는 다소 경계하던 김씨는 점차 정 팀장의 진심을 알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김씨는 정 팀장의 도움으로 교도소에서 운전면허를 따고 지난해 출소한 후 운전하는 일도 하면서 성실히 살고 있다.
정 팀장은 요즘 신임 형사나 동료 경관들을 상대로 ‘강력범죄 수사실무과정’ 강의를 하며 김씨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는 강의에서 “마음을 체포하지 못하면 영구 미제다. 주범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4-10-21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