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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 외조부 美 의회 연설처럼…아베, 사죄 대신 양국 동맹 강조할 듯

58년 전 외조부 美 의회 연설처럼…아베, 사죄 대신 양국 동맹 강조할 듯

이석우 기자
입력 2015-04-26 23:46
업데이트 2015-04-2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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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전 총리의 1957년 미국 의회 연설을 모델로 삼고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미국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제기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동맹을 세계에 과시하고, 역사 인식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자리로 삼으려 한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기시 전 총리의 연설을 집무실에서 듣는 등 58년 전 연설을 참고하며 연설 원고를 다듬었다고 전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용의자에서 가까스로 빠져 내각 수장이 된 기시 전 총리는 1957년 6월 20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일 관계의 새 시대를 강조하며 반공과 함께 일본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미국의 대일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냉전에서 일본의 역할과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기시 전 총리는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2차례 별도로 연설했다. 기시 전 총리를 비롯해 요시다 시게루·이케다 하야토 등 역대 일본 총리 3명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지만 아무도 과거 전쟁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다.

외조부를 ‘정치 멘토’로 삼는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 사상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래 지향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최대 도전자로 떠오른 중국과 테러리즘에 맞설 미·일 동맹의 중요성과 향후 일본의 역할 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태평양전쟁 희생자 애도 등 미국과 관계된 사안에 국한하면서 지난 22일의 반둥회의처럼 언급 수준이 ‘지난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 정도일 것으로 관측된다.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받는 아베 총리의 승부처가 얼마나 통할지 주목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4-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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