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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가 언급 ‘좌편향 국사교과서’ 들여다보니

김무성 대표가 언급 ‘좌편향 국사교과서’ 들여다보니

입력 2015-10-07 17:05
업데이트 2015-10-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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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제일주의’ 등 북한 선전표현 수록…비판적 내용도 포함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이 연일 검정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7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현행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출판사별로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 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져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비상교육과 두산동아 등 2개 출판사가 발행하는 북한에 관한 서술에 문제가 많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가 언급한 교과서 페이지의 내용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 살펴봤다.

◇ 북한 선전구호는 많이 수록…직접 찬양 표현은 없어

김 대표는 비상교육 고등학교 교과서의 386페이지를 거론하며 “’주체사상은 북한 실정에 맞춰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 사상이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정당화하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당히 문제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페이지는 ‘북한의 실상과 남북 간의 통일노력’이라는 큰 제목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 세습을 소개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주체사상은 북한 실정에 맞춰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 사상이다’는 서술은 직접적으로 담겨있지 않다.

다만, 주체사상의 개념에 대해 “사상에서의 주체, 경제에서의 자립, 정치에서의 자주, 국방에서의 자위를 표방하여 이론적으로 체계화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1972년 북한에서 이른바 ‘사회주의 헌법’이 제정되면서 독재체제가 강화되었다”고 기술했다.

이 페이지의 하단에는 평양에 있는 주체사상탑과 만수대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사진이 있다.

김 대표는 두산동아 고등학교 교과서의 315페이지를 거론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화하다’라는 소제목이 나오는데 이것은 국내 종북세력들이 쓰는 표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 페이지의 맨 위에는 ‘김정일,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다’는 제목이 들어 있다.

다만 ‘우리식 사회주의’에 따옴표를 넣어 북한의 선전 구호를 그대로 인용했음을 부각했다.

이 페이지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진행된 김정일의 후계체제 구축을 다루면서 “북한은 주체사상에 토대를 둔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본적인 힘으로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세웠다”고 적었다.

북한의 선전구호인 ‘우리식 사회주의’나 ‘조선민족제일주의’ 등의 표현을 수차례 썼다.

북한이 군대의 역할을 중시하는 통치이념인 ‘선군정치’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부분도 눈에 띈다.

”대중적 저항의식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봉쇄하려는 것”, “경제적 어려움을 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다.

김무성 대표가 언급한 한국사 교과서 서술은 전반적으로 북한을 직접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은 없다. 그렇다고 전반적으로 북한의 세습과정 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지 않았고 선군정치 등의 한계를 부분적으로 짚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국사 교과서가 북한 체제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역사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특히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쓰는 선전구호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를 준다는 주장이다.

김무성 대표가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마치 북한 체제가 매우 정상적인 것처럼 서술된 부분이 많다”, “분단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주관적인 역사관을 갖고 쓴 표현들이 매우 많다” 등 표현은 이런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선 역사 교사들은 “북한을 직접 찬양하지 않고 오히려 비판적 내용을 포함했는데 ‘종북 교과서’로 낙인찍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 집필진 편향 논란…”좌편향 전교조 교사 많아” vs “전문성 발휘하는 것”

새누리당이 한국사 교과서 ‘좌편향’ 논란을 제기하면서 문제삼는 또다른 주요 쟁점은 집필진 구성이다.

보통 대학교수와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함께 집필에 참여하고 교과서별로 교수와 교사 비율은 차이가 있다.

올해 발간된 비상교육 고등학교 한국사를 살펴보면 집필자 8명 중 교수는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이종서 울산대역사문화학과 교수 등 2명이다.

나머지 6명은 대학에서 역사교육과나 사학과를 졸업한 고등학교 교사다.

좌편향이 심한 것으로 지목된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경우 집필진 8명에는 김종수 군산대 사학과 교수, 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 박종린 한남대 교육대학원 교수 등 교수 3명과 정승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포함돼 있다.

이 교과서들은 교육부의 위임을 받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 심사를 통과한 책들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교과서 집필진에 좌편향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가 많고 역사학계 자체도 문제라는 주장을 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6일 “편향성 논란의 진원지인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의 근현대사 분야를 22명이 집필했는데, 그중 18명이 특정 이념에 경도된 사람들”이라며 “이적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교조 출신이 10명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용교 의원도 지난달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2013년 검정에 합격한 8종 교과서의 집필자 59명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편향된 인원이 36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집필자 중 전교조 가입 교사는 10명이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새누리당이 전교조와 교과서 집필진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교조는 “일반적으로 교과연구와 학습지도에 최선을 다하는 전교조 교사들이 교과서 집필 등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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