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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불여일행] 나도 셜록 홈스가 되어볼까? 요즘 대세 ‘방 탈출게임’ 해보니

[백문이불여일행] 나도 셜록 홈스가 되어볼까? 요즘 대세 ‘방 탈출게임’ 해보니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5-10-26 16:54
업데이트 2015-12-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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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이나 셜록 홈스 속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어떨까. 최근 온라인에서 색다른 놀이문화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 탈출 게임’에 도전했다. 말 그대로 제한 시간 내에 방을 탈출해야 하는 게임이다.

“사이비종교의 제물이 된 여자 ‘이예신’을 구출해야 합니다. 납골함이 있는 응접실에 들어가 배전함을 찾고, 전기를 끊은 뒤 방에서 나가면 됩니다. 주어진 시간은 60분입니다.”

저택 콘셉트의 방, 집사로 보이는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안내를 한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소지품을 맡기고, 방 안의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 이곳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망자의 인도>는 완성된 지 일주일밖에 안된 방이다. 미리 이과 출신 친구 두 명을 섭외했다. 평균 성공률은 10~20% 안팎. 여기서 나의 신분은 신자로 위장 잠입한 형사다. 여자가 나가고 60분에 멈춰진 시계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JTBC ‘크라임 씬’이나 tvN ‘더 지니어스’ 같은 추리예능에 나올 법한 미션이다.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은 탈출의 단서가 된다. 얼핏 보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방. 2인 이상만 플레이할 수 있는 팀 게임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뉘었다. 관찰력이 좋았던 나와 달리 두 친구는 공간과 도구 활용에 능력을 보였다. 해결방법은 금세 추론했지만, 숫자암호를 푸는 데 시간을 지체했다. 소소한 것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탓이다. 방 안에서 하나의 힌트를 풀면 다음 새로운 힌트를 얻는 식으로 진행된다.

정해진 시간을 1분 남겨두고 배전함을 내리는 미션에 성공했다. 아슬아슬한 순간, 직원의 호출이 없어 의아해 했더니 “방문까지 열어야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럴 수가! 아쉬운 마음에 재도전 욕구가 샘솟는다.

실제로 해보니 결과보다 문제해결 과정이 흥미를 느끼게 했다. TV에서만 보던 ‘추리’를 직접 해보니 탐정이 된 듯 매력이 있다. 60분의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괜한 자존심에 인터폰 찬스를 쓰지 않았지만, 정 안 풀릴 땐 직원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회사에서 팀워크를 높이고 싶을 때 특별한 워크숍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유럽, 미국 등 외국에서는 감옥, 지하실, 정신병원 등 다양한 ‘감금 공간’으로 일찌감치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최근 강남, 홍대, 이태원, 건대에 관련 업체가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벌써부터 이색체험코스로 입소문이 나서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이용요금은 2인 기준 1인당 2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현재는 친구나 연인 등 젊은 층들이 주된 이용자인 만큼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께 체험한 강영훈 씨는 “오랜 만에 친구들과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직원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방 구성이 더 견고했다면 몰입하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콘셉트와 높은 개연성을 확보해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백문이불여일행
백문이불여일행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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