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설] 남북 당국회담, 작은 시작 큰 결실을 기대한다

[사설] 남북 당국회담, 작은 시작 큰 결실을 기대한다

입력 2015-11-27 17:54
업데이트 2015-11-27 18: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북이 다음달 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차관급을 대표로 하는 당국자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8·25 합의가 나온 지 3개월 만인 그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한 남북 실무 접촉에서다. 남북은 의제를 비롯해 회담 대표의 격(格), 장소 등을 놓고 11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한 끝에 공동 보도문을 내놨다. 간추리면 12월 11일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개성공업지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을 의제로 삼아 회담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는 내용이다. 또 회담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은 판문점연락사무소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회담 결과는 어제 새벽에 발표됐지만 합의가 이례적으로 당일에 이뤄졌다. 실질적이고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탓에 8·25 합의 원칙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신속한 합의와 함께 대화 채널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작지 않다.

실무회담은 8·25 합의에 비춰 기대했던 만큼 크게 한 걸음 내디딘 것은 아니다. 8·25 합의의 핵심은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해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전제 역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다. 장관급 고위 당국자 회담은 실무 접촉에서 차관급으로 격이 낮아졌다. 게다가 서울도 평양도 아닌 개성을 회담 개최 장소로 명시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북측은 5·24 조치 해제, 남측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하겠다.

남북 관계 개선이 쉬울 수는 없다. 이산가족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국제화 3통(통신·통관·통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이 다뤄야 할 현안이 수두룩한 까닭에서다. 하나하나가 간단찮다. 청와대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는 신중한 평가를 내놓았다. 확실하게 작은 시작이라는 데 방점을 찍을 만하다. 관계 개선은 합의, 실천이 비교적 수월한 사안에서부터 실질적인 물꼬를 터야 한다. 이산가족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면적인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 정례화가 절실하다. 그래야 호혜적 협력 관계로 통로를 넓힐 수 있다. 대북 대화 원칙이 확고해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의 술수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은 만나지 않고서는 찾을 수 없다. 남북 대화의 끈이 끊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다음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2015-11-28 23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