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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드디어 움직이나…북한엔 ‘옐로카드’·한미일동맹은 견제

시진핑 드디어 움직이나…북한엔 ‘옐로카드’·한미일동맹은 견제

입력 2016-02-06 03:01
업데이트 2016-02-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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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 사상 첫 ‘북핵통화’ 의미…미중 기싸움 대북제재에 탄력 가능성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핵 문제를 논의함에 따라 중국의 대북제재 의지와 행보와 관심이 쏠린다.

역대 네 차례의 북한 핵실험 이후 한중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행보는 충분히 파격적이다.

한중 정상 간의 이번 전화통화는 비록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근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긴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동안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한중 정상이 직접 북핵실험 및 그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많았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지난 10년간 모두 4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대북제재 문제와 관련해 외국정상과 전화통화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번 통화가 시 주석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관행’을 깨고 이처럼 돌출 행보에 나선 것은 다시 한 번 중국의 ‘북핵불용’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 깔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그동안 박 대통령과의 수차례 걸친 양자회동에서 ‘북핵불용’ 원칙을 밝혀왔고, 2013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찾았던 최룡해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반도(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들과 달리 북한이 아닌 한국을 먼저 국빈 방문했던 것을 놓고서도 ‘핵보유국’을 헌법에 명시한 김정은 체제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번 행보는 이전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의 이번 전화통화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 한 달 만에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더구나 중국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최근 북한에 보내 미사일 발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서도 확답을 받지 못한 직후 성사됐다는 점에서 보면 사실상 시 주석이 직접 북한에 ‘옐로카드’를 던진 것과 같은 의미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중 정상의 이번 접촉은 제재 수위를 둘러싼 미중 간 기싸움으로 공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도 상당한 동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원유공급 중단 등 미국이 주도하는 초강경 제재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박 대통령이 이번에 시 주석에게 요청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는 그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중국 측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부 베이징 관측통들은 미중 양국이 이번 한중 정상 간 접촉 결과를 토대로 일보씩 양보한다면 제재 수위에 대한 접점이 의외로 쉽게 도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시 주석은 그러나 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반도(한반도)에는 핵이 있어서도, 전쟁이 나서도 안된다”, “중국은 시종일관 대화·협상이라는 정확한 방향을 관련 당사국들이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초강경 제재에는 동참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의 이번 행보에는 한미일 안보동맹 견제라는 또 다른 전략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신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사드배치 검토’ 발언을 한 이후 중국 내에서는 사드가 북핵 이슈 만큼이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중국 전문가들과 관영언론들은 사드와 같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이 일단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의 미사일 억제력이 약화돼 동북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연일 내놓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가 지난 3일 최근 창설된 중국의 전략 핵미사일 운용부대인 로켓군이 한반도와 인접한 동북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많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핵보유 위험성보다는 미국이 북한의 이번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 대중 포위망을 더욱 촘촘하게 짜고, 일본이 군사 재무장으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위협하는 상황을 더욱 우선적인 안보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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