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영화 찾는 당신을 위한 축제

극장에 가도 볼만한 작품이 없다고 푸념하는 영화 마니아들이라면 조금 발품을 팔아 작지만 알찬 영화제들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5월, 저마다의 색깔을 담은 개막작을 앞세운 영화제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6~12일 광화문 씨네큐브 등에서 열리는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gffis.org)의 개막작은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다음 침공은 어디?’다. ‘화씨 9/11’, ‘볼링 포 콜럼바인’ 등 전작보다는 얌전해진 느낌이지만 특유의 재기발랄함은 여전하다. 이번엔 미국 밖을 누비며 미국의 문제를 진단한다. 누구에게도 총을 쏘지 말 것, 기름을 약탈하지 말 것, 미국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을 가지고 돌아올 것 등 세 가지 규칙을 정해 이탈리아의 휴가 제도, 프랑스의 학교 급식 등을 들여다본다. 영화제에는 40개국 85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13년째 보편적 사랑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siaff.kr)의 개막작은 ‘드롭박스’(감독 브라이언 아이비)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이들을 돌봐 온 이종락 목사와 베이비박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북미에서 열리는 여러 영화제에서 박수를 받았다. 10~15일 이화여대 인근 필름포럼에서 열리는 영화제에는 10개국 4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인권 감수성 확산을 위해 시작됐고, 시민들의 참여로 21년을 이어온 서울인권영화제 (hrffseoul.org)는 ‘(테)에러’(감독 데이비드 필릭스 서트클리프·리릭 카브랄)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국가기관이 테러 예방이 목적이라며 민간인을 감시하는 행위가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제는 마포 성미산마을극장에서 26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17개국 35편의 작품이 준비됐다.

같은 기간 제5회 아랍영화제(fest.korea-arab.org)가 서울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개막작은 이집트에서 온 ‘나와라의 선물’(감독 할라 카릴)이다. 소박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정부가 2011년 이집트혁명을 겪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과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10개국 15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국내 유일의 비경쟁 독립영화 축제인 인디포럼(indieforum.co.kr)은 단편 다큐멘터리와 단편 영화 두 개를 개막작으로 정했다. 쉽게 뽑히지 않는 못과 같은 가족의 인연을 그린 ‘못, 함께하는’(감독 이나연)과 중학생의 성장통을 담은 ‘연지’(감독 오정민)이다. 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디포럼은 26일부터 8일간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71편이 상영된다.

26~31일에는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제2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열린다.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60여편의 음식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스크린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 셰프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개막작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