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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세상이 바뀌었다”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세상이 바뀌었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5-27 18:14
업데이트 2016-05-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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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침략 면죄부’ 논란 속 방문… 오바마 “핵무기 없는 세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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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위령비에 헌화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손을 잡은 채 등을 토닥이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에 유일하게 남겨진 원폭 돔(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다.   히로시마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위령비에 헌화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손을 잡은 채 등을 토닥이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에 유일하게 남겨진 원폭 돔(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다.
 히로시마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 지점(그라운드제로)에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된 지 71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 연설에서 “원폭 투하로 수십만명의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과 미국인도 많이 희생됐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어 “71년 전 하늘로부터 떨어진 죽음이 세상을 바꿔 놨다”며 “핵폭탄은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수단을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성을 담보하지 않는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수십여명이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전쟁에서 숨진 무고한 모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폭탄 사용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틀 동안의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히로시마로 이동해 평화기념공원에 도착했다. 그의 평화기념공원 내 전 일정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함께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발표한 소감을 통해 “미·일의 화해와 신뢰, 우정이란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번 방문은 히로시마 주민들뿐 아니라 일본인들이 바라는 방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히로시마에서 피폭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핵 없는 세계를 위해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라는 역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태평양전쟁을 도발해 수천만명의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이 외교적 이벤트 속에서 가려지고 원폭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광시좡족자치구 행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난징(대학살)을 잊으면 더욱 안 된다”면서도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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