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포토 다큐] 西海 死守

[포토 다큐] 西海 死守

박지환 기자
박지환 기자
입력 2016-06-12 23:20
업데이트 2016-06-13 01: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최서단 가거도 해역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1509함에 오르다

중국 어선… 불법조업 단속하면 격렬 저항
생명 위협… 中선원이 휘두른 쇠창에 아찔
대민 업무… 화재 진압에 응급환자 이송도
명예 회복… 실추된 이미지 벗고 주권 수호

이미지 확대
1509함에서 내려진 단정이 특공대원을 싣고 중국 어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509함에서 내려진 단정이 특공대원을 싣고 중국 어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미지 확대
조타실에서 작전회의를 마친 대원들이 무기고를 지나 단정으로 향하고 있다.
조타실에서 작전회의를 마친 대원들이 무기고를 지나 단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5일 우리 어민들이 인천 연평도 북방 0.5해리에 정박해 있던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해 연평도로 끌고 왔다. 매번 당연한 것처럼 우리 해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고 어장을 망가뜨리는 중국 어선들의 횡포에 참다못한 어민들이 직접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첨예한 대립 속에 지금 서해바다는 어장 전쟁을 치르고 있다.

늘어나는 불법 중국 어선만큼 해양경찰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있다. 그들의 횡포에서 우리 어민들이 유일하게 기댈 곳은 해양경찰뿐인 까닭이다. 이런 바다경비의 최전선, 우리 해양주권이 미치는 최서단 가거도 해양과학기지 인근 해역에 배치돼 해양주권 수호에 땀을 흘리고 있는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1509함을 찾았다.

“신속한 기동으로 접근한 뒤 철저한 단속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작전회의를 마치는 함장의 한마디를 끝으로 조타실이 조용해졌다. 함장의 말에 귀 기울이던 특공대원들의 눈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누구 하나 웃지 않았다. 사명감과 고요만이 작은 조타실을 가득 채웠다. “몇 년 전만 해도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배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어요.” 특공대원인 신범균 순경이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도 잡히지 않기 위해 쇠로 만든 창으로 특공대원을 찌르거나 회칼을 휘두르는 등 과격해졌지요.” 그는 중국 어선 단속을 앞두고 긴장감이 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어선 단속에 필요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신범균 순경이 운동을 하고 있다.
어선 단속에 필요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신범균 순경이 운동을 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함선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의경들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있다.
함선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의경들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있다.
이미지 확대
두 아이의 엄마인 김정기 경사는 항해를 할 때면 꼭 가족사진을 곁에 두고 근무를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정기 경사는 항해를 할 때면 꼭 가족사진을 곁에 두고 근무를 한다.
이미지 확대
특수수난구조대원을 태운 해경 헬기가 이함을 하고 있다.
특수수난구조대원을 태운 해경 헬기가 이함을 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대원들의 식탁을 챙기는 조리장은 장기계약직으로 외부 외식업체에서 일한 전문가다.
대원들의 식탁을 챙기는 조리장은 장기계약직으로 외부 외식업체에서 일한 전문가다.
실제로 중국 어선의 저항은 매우 강렬했다. 모선에서 출발한 단속용 단정을 향해 선내 집기류를 던지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날아오면 잘 보이지 않는 그물용 납 무게추는 특공대원들이 꼽는 위험요소다. 얼굴에 맞아 큰 부상을 입는 대원들도 종종 발생할 만큼 위협적이다.

날아오는 흉기들을 뚫고 단정을 중국 어선에 붙인다 해도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쇠창을 꽂아두고 갑판에 높은 울타리를 친 어선에 승선하는 일은 경험 많은 베테랑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수기동대장으로 6년간 배를 탄 안형진 경사는 “중국 어선에 가장 먼저 올라타 동료가 승선하기까지 기다리는 몇 초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고 말했다. 흥분한 중국 선원들을 혼자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 단속에 참가했던 고 이청호 경사도 어선에 올라탄 후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이미지 확대
해경 단정이 물살을 가르며 달려가고 있다.
해경 단정이 물살을 가르며 달려가고 있다.
이미지 확대
해경대원들이 무인도에 설치된 서해영해기점표시석을  점검하고 있다.
해경대원들이 무인도에 설치된 서해영해기점표시석을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야간에도 조타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24시간 교대 근무로 운용된다.
야간에도 조타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24시간 교대 근무로 운용된다.
이미지 확대
출동을 앞둔 대원들이 총기를 손질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출동을 앞둔 대원들이 총기를 손질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미지 확대
중국어선 단속에서 권총은 대원이 가진 최후의 방어수단인 만큼 늘 철저하게 관리한다.
중국어선 단속에서 권총은 대원이 가진 최후의 방어수단인 만큼 늘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미지 확대
의료대민봉사도 해경의 빠질 수 없는 임무다, 해경대원이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료대민봉사도 해경의 빠질 수 없는 임무다, 해경대원이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민 업무도 해경에 빠질 수 없는 임무다. 작은 배의 모터나 양식장에 걸린 그물을 제거하는 등 바다에서 생기는 어민과 섬 주민의 자잘한 민원부터 어선 화재 진압이나 음주 운항의 단속까지도 해경의 몫이다. 또한 의료시설이 변변치 않은 도서의 특성상 섬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해경 함정을 통해 육지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임무도 맡는다. 급한 경우에는 의사와의 위성통신을 통한 원격진료 등의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바다의 경찰이자 소방관, 구급대원인 셈이다.

1509함의 이영주 함장은 “중국 어선의 횡포를 막고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해상 인명사고 대처 등 직접 대민 봉사를 한다는 점에서 해경대원들의 자부심이 크다”며 “앞으로도 어민과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해경은 주민들의 친구이자 해양 경제주권 보호의 최전선에 서 있는 어민들의 지팡이다. 지난 일로 실추된 이미지를 벗고 다시 한번 발돋움할 해경의 앞날에 기대를 걸어본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016-06-13 19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