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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대통령도 차명폰 사용… 김영재 원장 해외진출 지원 직접 지시”

정호성 “대통령도 차명폰 사용… 김영재 원장 해외진출 지원 직접 지시”

한재희 기자
한재희 기자
입력 2017-01-19 17:56
업데이트 2017-01-1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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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탄핵심판 7차 심리 출석… “최씨, 정책 판단할 능력 안 돼”

 정호성(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19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개최를 주장했고, 사흘 뒤 예정에 없던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고 말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연합뉴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심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2013년 10월 27일 전화해 박 대통령 유럽 순방 전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시끄러운 상황임을 고려해 최씨가 “(박 대통령이 외국으로) 훌쩍 가는 건 (모양이) 아닌 것 같다. 외국만 가는 것 같다. 순방 가기 전에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를 잡아보라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와의 통화 사흘 뒤인 10월 30일 계획에 없었던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린 것도 맞다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다만 “최씨가 그런 의견을 제시했다고 없던 회의를 최씨가 잡았다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 단정”이라며 “회의 일정은 대통령이 여러 상황, 보좌진 의견을 다 논의하고 확인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최씨에게 대통령 말씀자료를 보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씨가 정책적으로 판단해서 이것(말씀자료)을 고칠 능력은 전혀 안 된다”면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조금이라도 (의견을) 모아 놓으면 좋은 표현이 있을까 생각해 (최씨의) 의견을 참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는 조용히 도와 주는 사람이었을 뿐 대외적으로 ‘없는 사람’이었는데 바깥으로 등장하면서 이렇게 일이 꼬인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국가기밀 자료 48건을 넘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도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점심 때까지 ‘전원 구조’라는 오보로 인해 사고의 심각성을 미처 몰랐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참사 당일 오전 세월호 사고가 심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12시에서 12시 반 사이에 점심을 주로 먹는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 행안부를 안행부로 (명칭을) 바꾸는 등 안전을 중시했는데 ‘이런 사고가 나도 다 구조하는구나’라는 대화를 하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고 답변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당일 오전 11시 19분에서 11시 50분 사이 거의 모든 방송사가 ‘전원구조’ 오보를 바로잡았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김영재 원장에 대한 지원을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피청구인(대통령)이 김영재 원장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하는데 알아보라고 했고 이를 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초등학교 동창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대한 소개 자료를 최씨로부터 전달받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박 대통령 측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내용을 증거로 채택한 것을 철회해 달라며 낸 이의신청서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 측에서 문제제기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11권과 관련한 내용도 헌재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게 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1-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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