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런던서 짐싸는 IB, 직접 붙잡는 메이 총리

런던서 짐싸는 IB, 직접 붙잡는 메이 총리

김규환 기자
입력 2017-01-19 18:02
업데이트 2017-01-19 22: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3대 투자銀 CEO와 비공개 회동…英·美 간 범대서양 금융협의 밝혀

영국 정부가 ‘런던 엑소더스(대탈출)’를 막고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계획을 밝히면서 런던에 유럽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9일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설명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업계 거물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미 월가 3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났다. 제스 스테일리 바클레이스 CEO, 사모펀드 블랙스톤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세계 최대 자산운용업체 블랙록의 로런스 핑크 CEO 등도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이번 회동에서 브렉시트 이후 금융 부문에서 미국과 영국 간 범대서양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그동안 브렉시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패스포팅 권리’(EU 역내에서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진영에 각각 50만 파운드(약 7억 2200만원)를, 모건스탠리는 25만 파운드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국이 패스포팅 권리를 지키지 못하면 런던에 둔 사업을 다른 국가로 옮기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지난 17일 연설을 통해 영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패스포팅 요소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EU 단일시장 회원국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패스포팅 권리 확보가 힘든 상황이다.

한편 영국 대법원이 오는 24일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브렉시트 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내놓는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고등법원은 앞서 정부가 EU 헌법 성격인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 개시 의사를 EU에 통보하기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소했다.

대법원은 고법 판결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고법 판결을 인용하면 오는 3월 말까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에 차질을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총리실은 판결 결과와 상관없이 애초 계획대로 50조를 발동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1-20 17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