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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불교’ 세계에 알린다

‘근대 한국불교’ 세계에 알린다

김성호 기자
입력 2017-09-07 22:38
업데이트 2017-09-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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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1945년 소개된 대표문헌 10권

국내 첫 영어 번역 완료… 전 세계 배포
불교철학·문화·역사 등 각 분야서 엄선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세계불교 사상 이례적으로 선(禪) 불교 전통을 오롯이 간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효를 비롯해 걸출한 인물이 숱하게 배출됐지만 한국불교는 주목받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불교를 제대로 소개한 책자도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한국불교의 정수가 담긴 문헌들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 근대불교 대표 문헌 10종이 영어로 번역돼 세계에 배포될 예정이라 주목된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5년여에 걸친 영역 작업을 마무리해 전 세계에 배포할 ‘근대 한국불교 대표문헌’.
대한불교 조계종이 5년여에 걸친 영역 작업을 마무리해 전 세계에 배포할 ‘근대 한국불교 대표문헌’.
조계종 근대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편찬위원회(편찬위)는 ‘근대 한국불교 대표문헌 10권 영역’을 완료하고 이를 기념하는 봉정법회를 오는 12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한다고 7일 밝혔다.

2013년부터 5년에 걸쳐 국고 지원금과 종단 예산으로 영역·발간된 문헌은 ‘백교회통’(이능화), ‘근대한국불교개혁론’(만해 외), ‘근대한국불교논설집’(최남선 외), ‘경허집’(경허), ‘조선불교사고’(김영수), ‘조선탑파의 연구’(고유섭), ‘근대한국불교시선’(만해 외), ‘각해일륜’(용성), ‘불자필람’(최취허·안진호) ‘인명입정리론회석’(박한영) 등 10종이다. 1900~1945년 근대기에 소개된 320여종 가운데 불교철학, 문화, 역사, 비평 등 각 분야에서 당대를 대표하는 문헌을 엄선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근대 한국불교가 일제강점기하 민족의 시련을 함께하며 천년의 한국불교 문화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세계적 수준의 보편담론을 전개했음을 보여 준다. 영역 작업에 데이비드 매캔 하버드대 명예교수, 존 조르겐슨 호주국립대 교수, 박포리 애리조나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인명입정리론회석’은 처음 발굴돼 국내외에 소개되는 것으로 눈길을 끈다.

불교계에서는 이번 완역을 두고 단지 출판 영역의 성과에 머물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한국불교의 진수를 세계 석학들에게 전해, 동아시아 불교를 제대로 통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계기로 여기고 있다. 조계종은 2006~2012년 삼국시대~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고승 문집을 선별해 ‘한국전통사상총서’ 한글·영역 각 13권 총 26권을 발간한 바 있다. 조계종단 차원의 두 번째 큰 영역 사업이 마무리된 셈이다.

조계종은 이 영역본을 국내외 도서관과 학자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전자책으로 제작해 조계종 영문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편찬위 운영위원장 진광 스님은 “불교문헌의 영역본 수가 적었고 그나마도 적은 분야에 한정돼 한국불교를 알리는 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며 “이번 영역 사업은 뒤꼍으로 밀려나 있던 근대 한국불교를 새롭게 조명하고 한국불교의 우수성과 미래 비전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은 3차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 한국불교 대표문헌을 선별해 영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7-09-0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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