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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데뷔한 李총리 ‘답변 스타일’ 화제에 올라

대정부질문 데뷔한 李총리 ‘답변 스타일’ 화제에 올라

입력 2017-09-12 18:02
업데이트 2017-09-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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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한국 안전 더 걱정하지 않아…청와대보다 백악관 믿나”

국회 대정부질문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독특한 답변 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대정부 공세에 점잖은 태도로 차분하게 응수하면서도 이따금 정곡을 찌르며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전임자들과 대비되는 이 총리의 답변에 대정부질문을 듣는 여당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따금 웃음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허탈한 한숨이 흘러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오랜 언론인 생활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도 대변인직을 여러 차례 맡아 여의도의 정치언어에 가장 익숙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는 점이 이런 색다른 대정부질문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평가도 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유연하게 흘려보낸 뒤 잽과 카운터펀치를 날리고 곧바로 빠른 스텝으로 빠져나오는 아웃복서같은 답변 스타일을 보였다는 관전평도 나왔다.

국회에서 12일 진행된 둘째 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총리는 첫 질문자인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전술핵 배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안보정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지 “의원님만큼 저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에 이 의원이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하자 “전혀 안이하지 않다”고 맞섰고, 다시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하자 “(정부는) 전혀 안이하지 않다”는 답변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이 의원이 ‘베를린 평화구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이 총리는 “평화협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명품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이 의원이 전작권 조기환수의 위험을 지적하자 “이 역시 문 대통령의 발명품이 아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사이에 합의된 것이 한 글자도 바뀌지 않고 다시 프린트된 것이 이번 한미 공동선언”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백악관은 한국 정부가 미국산 첨단무기 대량구매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왜 우리 정부는 이를 숨기나’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무기 구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박 의원이) 한국 청와대보다 미국 백악관을 더 신뢰하리라 생각지는 않는다”라고 역공을 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러나 지금 백악관 발표가 결국 다 맞지 않나.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말이 달랐을 때도 결국 어디 말이 맞았나”라고 반격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의 질의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다.

김 의원이 ‘일본 총리는 시도 때도 없이 (미국과) 통화를 한다더라.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미동맹이 와해 직전이다’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한국 국민의 안전에 대해 아베 총리가 더 걱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선문답으로 넘어가선 안된다’고 했지만, 이 총리는 “선문답이 아니다. 통화 횟수가 모든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되받았다.

이 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런 ‘돌직구 답변’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최근 MBC와 KBS의 불공정보도를 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총리는 “잘 안 봐서 모른다”고 답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항의가 쏟아졌다.

이 총리는 “저는 보도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본능적으로 어느 것이 공정한 보도인지 알고 있으며, 찾아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으로 인한 안보위기에 대해 질의를 받았을 때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인데, 그 사이에 북한이 통미봉남 목표를 세우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고, ‘총리의 존재감이 없다’는 질의에도 “매번 총리가 보여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저는 책임총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공짜 밥을 먹고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 총리의 주요 답변장면을 편집한 내용이 누리꾼들 사이에 확산되는 등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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