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과 인터뷰서 영향력 과시
“北핵보유 인정, 미·중 정상이 판단…양국 모두 치명타 무역전쟁 피할 것”오는 11월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의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북한의 핵보유를 일부 인정할 것인지도 미·중 정상의 계산에 달렸다고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위스콘신주 웨스트앨리스의 주립박람회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감사 행사에 참석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모습.
웨스트앨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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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넌은 “미국에서는 군사적 해결책과 관련한 말들이 점점 많아지기도 했으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해 북한과의 잠재적 대화 쪽으로 나아가려는 이들도 역시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우리(미국)가 가장 먼저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북한을 두고 중국과 일대일로 교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소수의견이었는데 행정부 내에서 그들은 잠재적으로 북한과 모종의 대화를 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다”며 “그런 대화에는 내가 그냥 양자관계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당사자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계산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전날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기관 CLSA 주최 투자자포럼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 시 주석과의 협상을 통해 양국의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넌은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 결과를 정상회담 전에 발표한 뒤 일련의 협상을 통해 상호 무역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면서 “양국 모두에게 치명타가 될 무역전쟁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차이를 좁힐 수 있다면 상호 유대관계는 더욱 강해지고 북한이나 남중국해 같은 잠재적 갈등 요인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9-14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