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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가스 누출로 아이 죽을 뻔했다” 난동…알고 보니 미혼

30대 남성 “가스 누출로 아이 죽을 뻔했다” 난동…알고 보니 미혼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9-18 09:42
업데이트 2017-09-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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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가 누출돼 아이들이 죽을 뻔했다며 콜센터에 200차례 이상 전화를 걸고,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가스 누출 사고가 없었고 이 남성은 결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부산 도시가스 고객상담실에서 30대 남성(빨간선)이 ”가스가 누출돼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직원들을 폭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가스누출 사고가 없었을뿐더러 이 남성은 결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7.9.18  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지난 8월 부산 도시가스 고객상담실에서 30대 남성(빨간선)이 ”가스가 누출돼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직원들을 폭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가스누출 사고가 없었을뿐더러 이 남성은 결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7.9.18
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부산 남부경찰서는 공갈 등의 혐의로 김모(36)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김씨는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도시가스 콜센터에 217차례 전화해 “가스가 누출돼 우리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보상금으로 150만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이 기간에 하루 평균 5시간씩 콜센터에 전화해 업무를 방해했다.

콜센터 상담원 가운데 1명은 김씨가 “우리 아이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빌어야 하니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오후 10시 30분쯤까지 네 살배기 쌍둥이 자녀와 함께 회사에 남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또 부산에 있는 고객상담실에 직접 찾아가 “다 죽여 버린다”며 직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에는 통합 콜센터가 있고 부산 등 주요 지역에는 고객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김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전화를 건 탓에 콜센터 직원들은 부산에서 전화가 오면 상담을 시작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콜센터 직원 가운데 일부는 실신했고 일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김씨 집에 가스 누출 사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김씨는 미혼이며 자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 누출에 대한 김씨의 말만 믿고 실제로 현장을 점검하거나 119 출동 내용 등을 확인하지 않아 약점을 잡혔다”며 “아무리 고객이라고 해도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에 규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가스레인지 작동이 안 돼 콜센터에 전화하니 즉시 출동하지 않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가스레인지 제조사에 연락하라고 한 것에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다른 업종의 콜센터에도 비슷한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여죄를 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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