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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 체포하라”… 두테르테, 이번엔 ‘술과의 전쟁’

“취객 체포하라”… 두테르테, 이번엔 ‘술과의 전쟁’

김민희 기자
입력 2017-09-20 23:02
업데이트 2017-09-21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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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 음주자들 구금 지시

“밤거리 헤매는 사람도 잡아라”
마약·담배 이어 질서유지 명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EPA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EPA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필리핀 타기그에서 열린 변호사들의 모임에 참석해 모든 지방정부와 경찰에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했다고 필리핀 일간 필리핀스타와 온라인매체 래플러 등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만약 공공장소에서 누군가가 술에 취해 있다면 그들을 체포해서 구금하라”면서 “술주정뱅이들은 항상 폭력적이고 시민들을 놀라게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늦은 밤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도 경찰이 잡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쁜 짓을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들 중 몇몇은 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이 겁을 먹기 때문에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담배와의 전쟁’도 선포했다. 그는 지난 7월 24일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전국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도록 했다. 지정구역 이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500~1만 페소(약 1만~22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다바오시 시장을 지낸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장 시절 치안과 질서 유지를 위해 공공장소에서 음주와 흡연을 금지했다. 애연가였던 자신도 담배를 끊었다. 길거리,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했으며, 오전 1~8시 사이에는 술을 판매하는 것도 금지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공권력의 초법적 처형 때문에 10대들이 잇따라 사살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관용은 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마약 국가다. 나는 이것을 참을 수 없다. 내 나라를 망치지 말라”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09-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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