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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부활한 20세기 명작들

무대로 부활한 20세기 명작들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7-10-07 14:58
업데이트 2017-10-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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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국내외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작들이 끊임없이 무대에 불려 나오는 이유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일 터다. 올 가을 한국 대표 연출가들의 손에 의해 재탄생한 원작의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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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예술의전당 제공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예술의전당 제공
연극 ‘서푼짜리 오페라-나는 깡패입니다’(5~15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는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동명 서사극을 196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고쳐 쓴 음악극이다. 원작은 브레히트가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이었던 존 게이 대본의 음악극 ‘거지 오페라’에서 큰 줄기를 가져와 1928년 재구성했다.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원작의 배경인 영국 런던의 암흑가를 1960년대 초 부산으로 바꿨다. 1960년 5월 군사혁명재판소에서 조직폭력배, 윤락녀, 부랑자 등 102명이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을 모티브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밑바닥 인생들의 꿈과 사랑, 배신과 용서를 그린다.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장 이승헌이 ‘아버지를 찾아서’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에 도전한다. 연희단거리패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 되어 부산·경남 지역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극단 가마골이 제작했다. 3만원. (02)766-9831.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유리동물원’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8일~11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문삼화 연출가가 재조명한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희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1959년 리처드 브룩스 감독,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퓰리처상을 받은 윌리엄스에게 1955년 두 번째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65세를 맞이한 아버지 빅대디의 생일날 모인 아들 브릭, 브릭의 아내 마가렛 등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가족들을 중심으로 허위 안에 갇힌 인간 군상을 조명한다. 3만~6만원. (02)580-1300.
연극 ‘1984’ 국립극단 제공
연극 ‘1984’
국립극단 제공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마지막 걸작을 원작으로 한 연극 ‘1984’(20일~11월 1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는 빅브라더의 감시 아래 모든 것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를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차세대 극작가 겸 연출가인 로버트 아이크와 던컨 맥밀런이 각색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사상경찰과 텔레스크린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끊임없이 국민을 감시하는 당에 의심을 품는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중심으로 전체주의 체제에 반기를 든 개인의 심리와 그 최후를 냉철하게 그린다. 연출가 한태숙이 원작 속 통제 사회의 지배 시스템에 의해 일그러진 인간의 심연을 스산하게 그려낸다. 2만~5만원.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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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신작 ‘산불’ 국립극장 제공
국립창극단 신작 ‘산불’
국립극장 제공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차범석의 ‘산불’은 현대적인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25~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산불’을 공연한다. 원작은 1951년 지리산을 배경으로 전후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아낸 사실주의 희곡이다. 전쟁으로 노인과 과부만 남은 지리산 자락 촌락에 젊은 남자 규복이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이성열 연출가는 “사실주의의 정수로 알려진 원작을 비사실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출 방향을 밝힌 만큼 원작이 지닌 한국전쟁이라는 사실적인 상황을 거둬내고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의 내면과 보편성에 초점을 맞춰 원작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예정이다. 더불어 음악극 형식에 맞게 풍성한 요소를 도입해 비극성을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조, 프롤로그 및 에필로그 도입 등을 통해 서사의 입체감을 더하고 죽은 남자들, 까마귀들, 점례의 남편 종남 등 원작에 없는 캐릭터도 등장시킨다. 2만~7만원. (02)2280-4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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