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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제로 “더 인간처럼”…이세돌 버전에 백전백승

알파고 제로 “더 인간처럼”…이세돌 버전에 백전백승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10-19 12:34
업데이트 2017-10-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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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를 내놓았던 구글 딥마인드 연구자들은 19일 최신 버전 ‘알파고 제로’ 연구 논문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인간 최고수들을 잇달아 격파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최신 버전인 ’알파고 제로’가 공개됐다.  딥마인드 제공
인간 최고수들을 잇달아 격파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최신 버전인 ’알파고 제로’가 공개됐다.
딥마인드 제공
알파고 제로는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겼던 ‘알파고 리’, 커제 9단을 3대 0으로 제압했던 ‘알파고 마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 바둑을 학습해 기존 버전의 실력을 뛰어넘었다. 인간이 정한 정석과 기보를 토대로 바둑을 학습한 기존 버전과 달리, 알파고 제로는 기본 규칙만 아는 상태에서 바둑을 스스로 깨우쳤다.

인간의 지식에 속박되지 않은 알파고 제로는 인공지능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쳐 ‘바둑의 신’ 경지에 다다랐다.

알파고 제로가 72시간 독학 후 ‘이세돌 9단 대 알파고 리’ 실전 당시와 똑같은 대국 조건(제한시간 2시간씩)에서 알파고 리와 대결한 결과, 100전 100승 무패를 기록했다. 알파고 제로가 40일에 걸쳐 2900만 판을 혼자 둔 후에는, 올해 커제 9단을 꺾었던 종전 최강 버전 알파고 마스터를 100전 89승 11패로 제압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원 국가대표팀 감독인 목진석 9단은 “바둑계는 이미 기존 알파고의 수법을 많이 모방하고, 거기서 새로움을 창출하고 있다. 알파고 제로의 등장으로 새로움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바둑 전체의 추세와 판도는 알파고와 함께 진화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국가대표 기사들은 “몇 판만 봤을 때 오히려 알파고 제로가 기존 버전보다 ‘더 인간처럼 두는 것 같다’”는 인상 받기도 했다고 목 9단은 전했다. 알파고 제로는 독학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알고 있는 정석을 스스로 깨닫는가 하면, 독특한 정석을 개발하기도 했다.

목 9단은 “이미 프로 바둑에서도 정석은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정석이 유행하기도 한다”며 “수법이 진화하는 것은 새롭지 않다”고 말했다.

알파고 제로가 제시한 새로운 정석이 인간 바둑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알파고와 싸워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인간 기사인 이세돌 9단은 “이전의 알파고가 완벽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런 의미에서 알파고 제로가 나온 거라고 본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린 기사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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