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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에베레스트·우주선·해녀… 상상 그 이상 특별 출연

[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에베레스트·우주선·해녀… 상상 그 이상 특별 출연

임병선 기자
입력 2017-11-08 22:28
업데이트 2017-11-0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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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첫 번째’가 던지는 메시지

지난 3일 제주 서귀포 앞바다, 근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로봇이 성화 봉송에 특별 출연했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수중보행 로봇인 크랩스터로부터 제주 해녀가 성화봉을 건네받는 것을 제안했으나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불’이란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IOC의 반응에 따라 기계인 크랩스터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해녀와 바닷속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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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송 여드레째를 맞은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8일 울산에 도착,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주자인 유주환 언양읍체육회장의 손에 들려 주위를 밝히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봉송 여드레째를 맞은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8일 울산에 도착,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주자인 유주환 언양읍체육회장의 손에 들려 주위를 밝히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불화살·레이저빔 등 기법 뽐내

스포츠 메가 이벤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건 인지상정이다. 성화 채화와 봉송이 시작된 1936년 베를린올림픽부터 지금까지 줄곧 첫 사례를 도드라지게 만들려고 애썼다. 1948년 런던 대회는 봉송 중 처음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 남작의 묘소를 방문했으며 영국 해협을 처음 건넜다. 성화가 처음 비행기로 옮겨진 것은 1952년 헬싱키 대회였다. 4년 뒤 멜버른 대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분산 개최됐는데 멜버른에서 1만 5600㎞나 떨어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승마 경기를 개최하는 바람에 별도의 성화를 코펜하겐까지 비행기로 옮긴 뒤 말뫼를 거쳐 스톡홀름까지 봉송했다. 4년 뒤 로마 대회는 최초로 봉송 과정을 텔레비전으로 중계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은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 투하 때 태어난 ‘히로시마 보이’ 사카이 요시노리가 성화를 점화해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0~1506)의 삶과 탐사 항로를 따라 봉송했던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로가 여성으로는 처음 점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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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개막을 3개월 앞둔 2008년 5월 8일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라 성화봉에 불을 붙이는 중국 등반대원들.  AFP 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3개월 앞둔 2008년 5월 8일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라 성화봉에 불을 붙이는 중국 등반대원들.
AFP 연합뉴스
●베이징, 세계 최고봉 불꽃에 논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는 채화한 순간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위성을 통해 캐나다 오타와로 전달, 레이저빔을 오목거울에 쏴 불을 댕기는 첨단 기법을 뽐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우리의 자부심과 별개로 성화와 봉송 과정에 이렇다 할 얘기를 남기지 못했다. 4년 뒤 바르셀로나올림픽은 불화살을 날려 성화를 점화한 이벤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은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실린 성화를 처음 우주에 보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는 대산호초 밑에서 첫 수중 봉송에 성공했고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처음 다녀왔다. 또 여자 선수 출전 100년을 맞아 7명의 여성 주자가 마지막 점화자 캐시 프리먼에게 성화를 건넸다. 4년 뒤 아테네올림픽은 처음으로 지구의 자전 방향과 일치하게 이집트 카이로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까지, 아프리카를 봉송 루트에 포함시켰다.

●90여일 남은 여정에 쏠리는 평창

2008년 베이징 대회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까지 축제 불꽃을 옮겨 놀라움을 안겼지만 되레 티베트 침공의 진실을 들춰내고 군인 등을 동원했다는 후폭풍도 만만찮았다.

평창 대회가 90여일 남은 봉송 과정에서 우리와 세계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지켜볼 일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11-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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