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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살리기 나선 러·중

베네수엘라 살리기 나선 러·중

심현희 기자
입력 2017-11-16 18:24
업데이트 2017-11-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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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제재 속 사실상 디폴트

러, 3조원 부채 상환 연장 합의
중 “베네수엘라 문제 해결 가능”
국가부도 막았지만 위기 지속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있는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의 도움으로 위기 속에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제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윌마르 카스트로 소텔도 베네수엘라 농무부 장관이 이날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 국채 재조정에 합의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베네수엘라가 31억 5000만 달러(약 3조 4700억원)의 부채를 10년간 상환하면서 다른 단기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첫 6년간 최소상환금액을 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가 벼랑 끝에 몰린 베네수엘라를 위해 후원국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베네수엘라와 협상 중인 중국도 곧 채무 조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정부는 부채 문제를 포함해 자신들의 일을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채권국으로 각각 80억 달러와 280억 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두 국가의 도움으로 베네수엘라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으나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의 70%가 북미 지역에 있어서다. 지난 8월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명분으로 자국 금융회사 또는 개인이 베네수엘라와 신규 금융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경제 제재 조치를 내렸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내 투자자를 상대로 새로 융자를 받거나 기존 채무를 다른 조건으로 갱신할 수 없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S&P는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각각 디폴트 직전 단계인 ‘제한적 디폴트’(RD)와 ‘선택적 디폴트’(SD)로 두 단계 내렸다. 베네수엘라는 정부가 발행한 6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에 대한 이자 6억 2000만 달러의 상환 기일을 넘겨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져 있다.

국제 원유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에서 디폴트 위기에 따른 운송 리스크 등으로 원유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경우 시장에 수급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컨설팅업체 IHS 대니얼 예르긴 부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중단된다면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이 이미 감산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이 매우 빠듯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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