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여가부장관상 김은정씨
“제가 숨기면 숨길수록 아이가 저를 부끄러워할까 봐 용기를 갖고 이렇게 나서게 됐어요.”김은정 퀸하우스 대표
김 대표의 아들은 여섯 달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던 그 시기를 김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는다. “아이 돌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과 이혼했고 그때부터 혼자서 아이를 키우게 됐는데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했던 김 대표는 집과 병원을 오가며 독학으로 메이크업과 미용 기술을 익혔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흘러 어엿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인정받게 됐다. 김 대표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시는 걸 현장에서 보면서 ‘행복하다’고 느꼈다”며 “단순히 돈만 쫓았다면 가질 수 없는 기회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모와 함께 지내면서 독립적인 공간을 가질 수 없었던 김 대표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도움으로 15㎡의 원룸에서 아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은 건 한부모 가정도 마찬가지”라며 “조그만 집이었지만 제겐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은 같은 건물의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한 김 대표는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려면 부모 도움이 필요한 것도 있고, 동네 사람들이 저와 아이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살던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위 모범이 되는 한부모가족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저 말고도 열심히 사는 싱글맘, 싱글 파파들이 정말 많지만 아이의 행복을 위해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제 모습을 봐주신 것 같다”면서 “한부모들이 용기를 갖고 웃으면서 생활하면 아이들도 밝은 아이로 성장할 테니 부디 희망을 잃지 말라”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7-11-17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