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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내홍 어설픈 봉합…‘불안한 동거’ 여전

국민의당 내홍 어설픈 봉합…‘불안한 동거’ 여전

입력 2017-11-22 14:08
업데이트 2017-11-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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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외연확대, 여론수렴 계속” 마이웨이…‘전당원투표’ 카드 꺼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와 관련한 내부 갈등을 간신히 봉합했지만, 찬반 양측은 ‘끝장토론’ 이튿날인 22일 곧바로 설전을 이어가며 균열을 다시금 노출했다.

안철수 대표 측이 통합 의사를 묻는 ‘전당원투표’ 카드를 꺼내들자, 호남 중진들은 ‘평화개혁연대’ 구성으로 세 대결에 나서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내홍이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 대표는 이달 초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선출을 전후로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당대당 통합이 최종 목표로 하고 있음을 더는 숨기지 않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리의 창당 정신을 지키면서 외연 확대를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당 내외의 여론 수렴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통합 추진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얻지 못한 상황이지만, 일반 당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해가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분석이다.

친(親)안철수계 지도부 인사들도 지원사격에 나서며 중도통합론 불씨를 살리는 데에 집중했다.

특히 통합 논의는 의원총회 의결 사항이 아니라며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어제 연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았나”라면서 “연대·통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가 과반 득표로 당권을 거머쥔만큼, 의석의 절반 이상인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완강한 반발을 뚫기보다는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설득하는 것이 승산이 더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최고위원은 “어제 5시간이 넘는 의총에서 저는 진짜 정치와 가짜 정치가 뭔지 엿볼 수 있었다”며 통합 반대파를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어제 의총의 실제 논의 방향과 다르게 잘못 전하는 분들이 있다”며 “연대와 통합에 찬성한 것이 26명이라고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중진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박지원 전 대표는 cpbc 라디오에 출연, 안 대표를 향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면 당장 2등의 길에 올라선다는 것은 구상유취(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한 얘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대표는 직접 안 대표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의총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특히 ‘우리 당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고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 제 얼굴이 화끈거렸다”라고 쏘아붙였다.

또 박 전 대표는 “안 대표가 통합 논의를 계속하고 당원들에게도 의사를 묻겠다 하면, 평화개혁연대를 계속하고 원외위원장에게도 문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의총 논의를 뒤로하고 당내 여론수렴 절차를 밀어붙일 경우, 반대파 의원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로 세를 불려 이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정동영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어제 시종 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표출됐고, 안 대표의 거짓말에 초점이 많이 맞춰졌다”면서 “묻지마 통합으로, 인위적 이합집산으로 국민들의 감동을 받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평화개혁연대는 당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어제 공식으로 제안했고, 오늘 (참여 대상자들을) 차근차근 만나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배숙 의원도 페이스북글에서 ‘내 돌이 산 후에 상대를 공격한다’는 뜻의 바둑 격언인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를 언급하며 “당 지지기반인 호남을 튼튼히 하며 전국정당화를 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 의원은 “안 대표가 통합에 대한 말바꾸기로 당내 혼란을 가져온 것에 유감”이라면서 “바른정당과는 정체성도 맞지 않고, 원내교섭단체도 지켜내지 못한 당세를 감안하면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없다”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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