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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심현희 기자
입력 2017-12-14 22:54
업데이트 2017-12-1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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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C 긴급 정상회의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이슬람권 국가들이 지난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에 맞서 본격적인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이슬람권 57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이슬람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선언했다. 중동 최대의 숙적인 이슬람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 등도 예루살렘 문제에 대해서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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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뭉친 이슬람
하나로 뭉친 이슬람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슬람협력기구(OIC) 57개 회원국 정상들이 긴급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정상들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에 맞서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선언했다.
이스탄불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OIC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반박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OIC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동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점을 선언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기존) 2국가 해법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두 국가가 각각 독립된 국가로 존재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하자는 방안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왔다. 예루살렘은 1967년 이스라엘이 장악했지만 팔레스타인은 향후 국가의 수도를 동예루살렘으로 정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분할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이스라엘 편들기에 나서자 이 지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이는 예루살렘의 운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미국의 중동 정책까지 뒤집는 것이었다.

OIC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가치가 없으며 무효하다”며 “미국은 평화협상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장국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의 결정은 시온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이라며 “나는 점령지인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로 인정하기 위해 국제법과 공정함을 중시하는 국가들을 초대했으며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러한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모든 무슬림 국가들은 트럼프의 결정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일을 해야 한다”고 결집을 호소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예루살렘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치우친 것이 증명됐으며 우리는 평화중재자로서 미국의 어떤 역할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미 성향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이븐후세인 국왕도 미국을 겨냥해 “예루살렘과 그 도시의 성지 지위를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로 대통령이 참석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외무차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도 선언 일주일 만인 이날 TV 중계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회의에 대해 “이 모든 발언은 우리를 압박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12-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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