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 리포트] 日대기업 직장인 부업 열풍

입력 : ㅣ 수정 : 2018-0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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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성 ‘겸업 촉진 가이드라인’ 올해 초 마련
사원 75% “자기 역량 제고… 본업에도 도움”
게이단렌 “업무실적 저하 등 과제 산적” 신중

“제2의 직업으로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당연하고 일반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18년은 2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지는 ‘부업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NHK가 최근 전했다.

기존 직업 이외에도 부업 및 겸업을 허용하는 관련 입법을 아베 신조 정부가 적극 추진하면서 기대와 우려 속에 반향도 커지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인구 감소 등으로 일손이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유연한 근로 방식’을 강조하며 ‘부업 및 겸업의 허용’을 근로 방식 개혁의 주요 기둥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총리 관저의 강력한 의지 속에 실무부처인 후생노동성은 새해 초부터 부업 및 겸업 촉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들이 참고할 ‘모델 취업 규칙’을 손보고 있다. 또 사회적 논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내에 관련 입법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 관계자들은 아베 정부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 올해가 “부업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10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DeNA와 일본 3대 이동통신회사인 소프트뱅크가 잇따라 직원들의 부업을 허용했다. “경쟁사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지만, 두 회사 모두 부업으로 얻은 지식이나 노하우를 본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eNA에서는 30여명의 사원들이 부업으로 IT 관련 창업을 하거나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100명의 소프트뱅크 직원들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대학 시간강사 등을 부업으로 삼았다.

주요 대기업의 젊은 중견 사원들은 부업·겸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 파나소닉, NTT그룹 등의 사원 훈련 등을 담당하는 기업인 원재팬이 관련 사원 1600여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부업 및 겸업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더 많은 수입”보다는 “자기 역량 제고”가 주요한 이유였다. 원재팬은 “지금 맡은 일이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젊은 중견 사원들이 본업에서 혁신을 이루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벤처기업 등 부업의 경험이 장차 본업에서 리더가 되고,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지만 대기업들을 대변하는 게이단렌의 움직임은 신중하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지난해 말 “사원의 능력 개발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업무실적 저하, 기업정보 누설 우려, 총노동시간의 적절한 관리 등 과제가 많다”면서 “기업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권장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인력 관련 전문회사인 리쿠르트 웍스연구소 등 인력 문제 전문가들은 “회사마다 사정이 달라 일률적인 적용은 어렵지만 부업을 허용하는 유연근무 실시 회사에 더 많은 우수 인재들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8-01-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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