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하고, 문 닫고…휴일아침 깨운 미사일 경보에 하와이 ‘패닉’

입력 : ㅣ 수정 : 2018-01-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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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처·지하주차장에 몸 숨겨…운전자도 도로에 차 버리고 터널 안으로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욕조에 앉아 기도·울음 터뜨리기도
평온한 토요일 아침을 깨운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에 전세계 관광객의 ‘파라다이스’인 하와이가 ‘패닉’의 섬으로 변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메시지가 휴대전화를 울린 시각은 이날 오전 8시 7분쯤.

주민이나 관광객 대다수가 아직 침대에 누워 단잠을 만끽하거나 와이키키 해변에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던 시간이다. 부지런한 서퍼들은 일찌감치 바다로 나가 파도를 타고 있었다.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주(州)인 하와이는 지난달부터 미사일 공격 대피 훈련까지 시작한 터라, 이 짧은 메시지는 평온한 주말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외신들도 긴급히 속보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CNN방송은 ‘천국에서 패닉으로’라는 제목으로 놀라 대피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도했고, 로이터통신은 “눈물과 패닉이 하와이를 휩쓸었다”고 전했다.

하와이 비상관리국(HEMA)은 이날 미사일 공격 오경보가 발령되고나서 약 10분 뒤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 공격은 없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SNS 미사용자들에게는 정정된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데다, 이 SNS의 내용이 진짜인지 확인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주 당국이 “미사일 경보는 실수였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까지 약 40분 간 패닉 상태가 이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경보를 접한 사람들은 피난처로 몰려들었고, 도로 위를 달리던 운전자들도 차를 버리고 인근 터널로 잽싸게 대피했다.

호놀룰루 지역 매체는 경보 메시지가 발송되고 얼마 뒤 고속도로 H-3에는 텅 빈 차량들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레슬링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던 하와이 섬의 고등학교도 사람들을 체육관으로 대피시키며 능숙하게 대응했다. 평소 높은 파도나 쓰나미 경보, 이에 대한 대처에 익숙한 덕분이었다.

이 학교의 육상 감독인 켈리 크루그는 “모두가 협조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 모였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했으며, 감정이 고조된 몇몇 아이들이 있어서 코치들이 위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카우아이 섬의 해변 호텔 투숙객 30여명도 당황한 표정으로 로비에 모였다. 이들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했다.

경보 외에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이들은 전화를 걸거나 트위터로 상세한 내용을 찾으며 마음을 달랬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젊은이도 있었다.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출전 선수들도 대피 소동을 피할 수 없었다.

민주당 소속 맷 로프레스티 하와이 주의원은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욕조에 앉아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일찌감치 장사를 접기도 했다.

호놀룰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제이미 맬러피트는 “아침에 일어나 미사일 경보를 봤다”면서 이날 가게 문을 닫으려고 고객들에게 문자를 보내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않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면 충분히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천 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작년 12월 초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렌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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