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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 반발

철강업계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 반발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8-02-18 23:06
업데이트 2018-02-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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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드 예상보다 강력해 ‘비상 ’

“트럼프 53% 추가 관세 선택 땐 최악 경우 수출 3.5조 타격 받아”

국내 철강업계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를 준비하는 포석”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도 한국이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미국 상무부가 던진 규제 카드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기 때문이다.

18일 대형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제안한 방안은 기본적으로 이미 적용 중인 관세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전체의 11% 수준인 미국 수출 물량이 아예 막혀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에 53%의 추가 관세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약 80%에 이미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에 추가 관세는 그만큼 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이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말 그대로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꼴”이라면서 “일률 관세나 쿼터는 그나마 다른 수출국과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지만 53% 추가 관세가 결정되면 한국 철강업계는 곧바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출하는 전체 물량 중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의 비중은 11.2% 수준이다. 2014년 17.7%로 고점을 기록한 뒤 점차 줄었지만 여전히 10분의1이 넘는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對美) 철강 수출은 354만 2527t, 수출액은 32억 6000만 달러(약 3조 5000억원)에 달한다.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지만 이를 피할 묘수는 마땅치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 공장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품질에 비해 가격만 형편없이 비싼 미국산 철강재를 원재료로 쓸 수도 없다”면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중국이 크게 반발해 최악의 시나리오만 비켜 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관세나 쿼터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국내 업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8-02-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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