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대학 시험 족보 공유하자 신고 누적으로 차단… 일부는 “이기주의” 비판도

대학 시험 족보 공유하자 신고 누적으로 차단… 일부는 “이기주의” 비판도

입력 2018-04-09 16:13
업데이트 2018-04-09 16: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족보 공유하자 게시물 삭제, 계정 차단당해” 주장
여전히 공공연한 족보 거래… 족보 공유 사이트도 등장

한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학교 시험 문제 족보를 공유한 이용자가 신고 누적으로 해당 글 삭제와 함께 계정 차단 처리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지 확대
성균관대학교 도서관 열람실 서울신문
성균관대학교 도서관 열람실
서울신문
지난 6일 에브리타임 성균관대 게시판에 “족보 공유 글을 작성했다가 글 삭제와 함께 계정 차단을 당했다”라는 주장의 글이 올라왔다. 이 이용자는 “복수전공을 시작했을 때 족보가 큰 도움이 됐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족보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 제게 돌아온 건 차단된 계정뿐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지만, 해가 바뀌어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님들의 각성이나, 학교 또는 학생회가 주도해 전년도 시험문제 공개를 의무화하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에브리타임 사이트는 게시물에 대한 신고가 일정 횟수를 초과하면 해당 게시물 삭제와 계정 차단 등의 조치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계정이 차단될 경우 에브리타임 측에 문의해도 임의로 차단 조치를 해지해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사이트 이용자들은 족보를 거래하는 이들이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족보를 사고 파는 건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공유하는 이를 왜 신고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본인들이 사놓고 억울하니까 견강부회(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끌어대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댓글에는 “나도 많이 퍼지지 않은 족보를 올렸을 때 내려달라는 쪽지를 많이 받았다”, “괘씸하다”, “허위신고자를 차단해야 한다”, “이기주의다” 등으로 글쓴이에 동조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른 한 이용자는 “에브리타임에서 수업 정보를 많이 얻어 왔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너무 안타깝다”면서 “족보가 완전히 차단되기 어렵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공유돼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의견은 현재 모두 공감을 10회 이상 받아 ‘HOT 게시물’로 등록돼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지만 족보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같은 사이트 ‘족보게시판’의 상단에는 ‘족보 당당하게 사고 팔자. 족보 거래 비판하시는 분은 이 게시판 안 오시면 돼요’라는 소개글이 표시돼있다. 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이날 족보게시판에 게시된 글만 21건에 달한다.

이와 같은 족보 거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대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족보 공유 사이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모두가 족보를 공유해 족보 판매자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이번 족보 공유 논란이 일자 한 성균관대 에브리타임 이용자는 ‘SKKU족보’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에 학생들이 너도나도 족보를 업로드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 역시 “학생들을 위한 성역없는 기출문제 공유서비스”를 표방하며 ‘스누족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족보 거래와 족보 공유는 모두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저작권법 제5조는 2차적 저작물과 편집저작물을 보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강의 내용과 시험 문제로 만들어진 족보는 교수 동의 없이 필기를 거래하거나 공유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학생들은 “교수들이 매번 문제를 똑같이 출제해서 생기는 문제이므로 문제 출제 방식을 바꾸면 해결될 문제다”, “모든 족보를 합법적으로 공유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