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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500만원 회사에 84억 땅 넘겨…법원 “편법 증여에 44억 중과세는 정당”

年매출 500만원 회사에 84억 땅 넘겨…법원 “편법 증여에 44억 중과세는 정당”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8-04-22 22:28
업데이트 2018-04-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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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휴업 상태인 자녀 회사 앞으로 부동산을 증여한 것은 편법 증여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전모씨의 자녀 4명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등의 부과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전씨의 자녀들은 2011년 8월 석유화학제품 수출입업 및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주식을 각자 25%씩 모두 100% 취득했다. 이듬해 4월 전씨는 이 회사에 자신이 보유하던 8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넘겼고 회사는 그에 따른 법인세 16억원 상당을 신고, 납부했다. 세무당국은 부동산 증여로 회사 주식가치가 상승하는 등 우회 증여라며 44억원에 달하는 증여세와 가산세를 부과했다.

옛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휴업·폐업 중인 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1억원 이상이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자녀들은 재판 과정에서 실제 매출이 존재했고 정상적으로 법인세를 내는 등 회사가 휴업·폐업 상황이 아닌데도 증여세를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부동산 증여 당시 회사가 사실상 휴업 또는 폐업 상태로 보인다며 ‘편법 증여’가 맞다고 판단했다. 2005~2008년 회사 수입이 전혀 없었던 점, 2009년 이후엔 연매출이 100만원으로 소액이었던 점, 자녀들의 회사 인수 이후 500여만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이마저도 전씨의 지배회사 등과 거래한 것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4-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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