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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여성은 #미투 할 수 없나요?

성접대 여성은 #미투 할 수 없나요?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4-24 18:06
업데이트 2018-04-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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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 정책토론회

“성접대한 여성은 미투할 수 없나요? 성접대도 구조적 권력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성폭력입니다.”
#여자라서 떨어졌다… “채용 성차별 철폐하라”
#여자라서 떨어졌다… “채용 성차별 철폐하라” 채용 성차별 철폐 공동행동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명동점의 통유리 창문에 은행권 채용 비리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성차별 점수 조작에 대한 항의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붙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4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정책 토론회 ‘뫼비우스의 띠로 얽힌 성접대, 성폭력, 성매매 - 미투 운동 속에서 본 침묵의 카르텔’이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방송계, 시민단체,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성 착취의 원인과 현상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논의했다.

권미경 다음소프트 이사는 “2011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미투 운동 관련 성폭력 키워드는 수직 관계가 확실한 권력형 성폭행이 많았다”면서 “특히 최근 미투 운동과 더불어 고 장자연 성접대 강요 사건 재수사 요청으로 성접대나 성상납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됐다”고 분석했다.

성접대 문제가 자주 불거지는 미디어·방송계의 변화를 위한 조언이 잇따랐다. 주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외주제작법 전에는 연출자가 가하는 권력적 폭력이 있었다면, 후에는 캐스팅 권력이 늘어나며 권력 관계가 더 다양화됐다”면서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적인 오디션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위 권력 가해자들의) 말과 행동이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홍보가 필요하고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는 “대중문화계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혼동이 자주 일어나 성폭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캐스팅 과정에 대한 규정을 매뉴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접대는 성 제공으로 직접 이익을 얻은 경우가 아니면 뇌물죄를 적용하기 힘들어 관련 법 공백이 있다”면서 “현행법상 성매매, 성폭력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권력형 성폭력의 문제를 포섭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직무와 관련돼 성을 수단으로 이용한 자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을 주는 등 강력한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4-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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