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각본 없는 회담 준비
文대통령, 일정 비운 채 준비 올인산책 중 靑영상팀에 “잘할 게요”
김정은 中대사관 방문 등 공개행보
靑 “경우의 수 대비… 회담장 변수”
北에 공동연락사무소 제안할 듯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비웠다. 27일 비핵화 담판 준비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청와대는 남측이 제의할 내용과 북측의 관심사항 등 회담 테이블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사안을 정리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25일 점심도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이날 식후 산책하다 마주친 ‘온라인 청와대’ 영상기록팀에 “(정상회담) 잘할게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경우의 수를 종합해 뼈대를 만들었고, 그 뼈대에 붙은 참고자료의 양도 엄청나다”며 “문 대통령이 이 자료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6월 13일 첫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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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007년 10월 4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환송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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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쳐 출발은 일단 순조롭지만, 정작 회담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청와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 의제 보도는 남북 간 협의와 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여권 관계자나 정부 소식통 이름으로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동사무소는 한반도 긴장완화 등을 위해 충분히 좋은 일이라고 본다”며 “서울이나 평양보다는 판문점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남북관계 개선 등 3대 의제 외에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올해 8·15 기념행사를 남북한이 함께 치르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문 대통령과 달리 한동안 잠행하던 김 위원장은 분주하게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 교통사고 사망 사건으로 김 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위로하고 같은 날 저녁에는 입원한 부상자들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4-26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