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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집단탈북’ 식당 지배인, CNN 인터뷰서 “국정원 요구로 종업원 속여 탈북”

‘총선 전 집단탈북’ 식당 지배인, CNN 인터뷰서 “국정원 요구로 종업원 속여 탈북”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8-05-22 21:15
업데이트 2018-05-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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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 직전인 4월 종업원 12명을 데리고 집단 탈북한 중국의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집단 탈북은 국가정보원의 요구에 따른 ‘기획 탈북’이었다고 주장했다.
CNN 보도 화면
CNN 보도 화면
허씨는 최근 국내 언론과도 이런 주장을 폭로한 바 있으며, CNN은 폴라 핸콕스 특파원을 통해 허씨의 이런 주장을 상세히 보도했다.

22일 CNN에 따르면 친구 5명이 재판도 없이 처형된 것을 보고 김정은 정권에 환멸을 느낀 허씨는 북한 정권에 두려움을 느끼던 중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국정원 요원과 접촉했다. 허씨는 국정원 요원과의 계약서에 서명하고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이후 국정원 측은 허씨에게 식당 종업원을 데리고 탈북할 것을 요구했다. 허씨는 “(국정원이) 모두를 데리러 오라고해서 너무 위험하다고 했는데, 다 데려오지 않으면 북한대사관에 알려서 나를 죽이게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또 당시 국정원 요원이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이고, 박 대통령이 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허씨에게 종업원들을 거짓말로 속일 것을 요구했고, 허씨는 결국 종업원들에게 숙소를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짐 싸오라, 우리 옮겨야 한다고 거짓말을 해서 택시 몇 대에 종업원들을 나눠 태웠다. 그리고 택시 기사에게 ‘상하이 공항으로 데려가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2016년 4월 8일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7일 집단 귀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4일 민변은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탈북시켰다는 이유로 이병호 전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검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2016년 4월 8일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7일 집단 귀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4일 민변은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탈북시켰다는 이유로 이병호 전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검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이후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12명의 종업원을 이끌고 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으로 갔다는 게 허씨의 주장이다. 허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종업원들이 태극기를 보더니 겁에 질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이미 너무 멀리 와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허씨와 종업원들은 한국 대사관에서 가명이 적힌 한국 여권을 받고 곧장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20대 총선(4월 13일)을 6일 앞둔 4월 7일이었다.

CNN은 이를 두고 “대부분의 탈북자들에게 몇 개월이 걸리는 여정을 이들은 단 이틀 만에 끝냈다”라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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