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서 마지막 자연 번식… 생물자원관 특별전으로 재회
수컷이 밀렵으로 희생돼 생이별했던 우리나라 최후의 번식 ‘황새 부부’가 47년 만에 표본(박제)으로 해후한다.수컷이 밀렵꾼의 총탄에 쓰러진 뒤 홀로 남겨진 암컷은 무정란만 낳다 농약중독으로 1983년 창경원 동물원으로 옮겨져 1994년 죽었다. 동물원에서 다른 수컷과 번식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수절과부’로 불렸다.
1971년 당시에도 황새는 천연기념물(제199호)로 보존가치가 높아 수컷은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에서 박제로 제작해 보관했다. 수컷과 이별한 암컷은 23년 뒤 서울대공원을 거쳐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만들어졌다.
생물자원관과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은 47년 전 황새 부부에게 벌어진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24일 생물자원관에서 ‘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을 연다.김진한 전시교육과장은 “마지막 번식 황새 이야기를 통해 사라지면 되돌리기 힘든 멸종위기종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8-05-24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