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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아동 보러 간 멜라니아...재킷엔 “신경 안써, 너는?” 의미는

격리 아동 보러 간 멜라니아...재킷엔 “신경 안써, 너는?” 의미는

최훈진 기자
입력 2018-06-22 17:52
업데이트 2018-06-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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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신경 안쓴다. 당신은?’(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고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맥앨런에 있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전격 방문한 후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신경 안쓴다. 당신은?’(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고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맥앨런에 있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전격 방문한 후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이자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신경 안쓴다. 당신은?”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재킷을 입고 미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소도시 맥앨런의 불법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인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깜짝 방문해 구설에 올랐다. 부모와 격리된 12~17세 아동·청소년이 수용된 곳이다.

이날 CBS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신장 질환 증세로 수술을 받은 뒤 공식 일정을 자제해온 멜라니아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등 시설 관계자들과 만나 “당신들의 수고와 열의, 친절에 감사한다”면서 아동들이 가족과 통화하는 횟수나 심리 상담 방법, 아동들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 등을 물었다.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멜라니아 여사는 (격리 시설) 영상을 보고, 녹음을 들었다. 그녀는 직접 현실을 보고 싶어했다”면서 “(방문 목적은)트럼프 행정부가 아동들과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어떻게 더 노력할 지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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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소도시 맥앨런의 불법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인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깜짝 방문해 지난 한달여 동안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아동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맥앨런 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소도시 맥앨런의 불법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인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깜짝 방문해 지난 한달여 동안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아동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맥앨런 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멜라니아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텍사스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때 입은 재킷 뒷면에 두꺼운 흰색 글씨가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모자가 달린 야상 스타일의 재킷에는 그래피티같은 글자체로 ‘신경 안쓴다’를 비롯해 ‘관심 없다’, ‘상관 안한다’ 등으로 해석되는 짧은 문장이 쓰여 있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부모·격리 정책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멜라니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그녀의 패션에 담긴 메시지는 전날 평가와는 상반된 것이어서 더 큰 혼란을 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멜라니아가 이날 입은 카키색 재킷은 남미에서 미성년,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스페인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의 지난 시즌 39달러(약 4만 3000원)짜리 제품이라고 전했다. 그리샴은 논란이 커지자 “그저 재킷일 뿐이다. 숨겨진 메시지는 없었다. 상의에 집중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구설은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멜라니아는 지난해 8월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된 텍사스 피해지에 영국 고가 브랜드인 검은색 마놀로 블라닉 스틸레토힐(뾰족구두)를 신고 나타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NYT는 멜라니아가 남편의 무관용 정책에 대한 비판자들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자체를 향해 보낸 메시지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멜라니아는 자신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이목이 집중된다는 걸 알뿐만 아니라, 영부인이 입는 옷은 그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그녀는 평소 백악관에서 정원관리를 할 때조차 1380달러짜리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인)발망 셔츠를 입는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타임스 에디터 카렌 어티아는 “(멜라니아 여사는) 전직 모델로서 대중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낯설어하는 사람이 아니며 그녀와 그녀의 팀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옷의 힘을 잘 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의 한 명으로서 그런 메시지가 적힌 재킷을 선택한 것은 고통받는 아동들의 면전에서 둔감함과 냉담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논란과 관련 트윗을 올려 “가짜 뉴스 미디어에게 하는 말“이라면서 “멜라니아는 그들이 얼마나 부정직한지 배웠고 진실로 더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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