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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악몽 재현… 에어컨 밖은 위험해

1994 악몽 재현… 에어컨 밖은 위험해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07-16 22:48
업데이트 2018-07-1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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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38.3도 등 전국적 폭염특보

온열 환자 속출…태양열 화재도
거리는 한산하고 쇼핑몰 등 붐벼
‘28.7일 폭염’ 94년과 기압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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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뒤틀린 고속도로
폭염에 뒤틀린 고속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16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 순산터널 부근 도로가 갈라져 30㎝ 이상 솟아올랐다. 한국도로공사는 폭염으로 도로가 과열돼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 균열로 인해 당시 해당 구간을 지나던 자동차 2대의 타이어와 범퍼 등이 일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북 영천은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훌쩍 넘었다.
연합뉴스
초복을 하루 앞둔 16일 전국이 펄펄 끓었다. 충남 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 서귀포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경북 영천은 수은주가 38.3도까지 치솟았다.

낮 최고 35.5도를 기록한 서울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은 갖은 사건·사고를 불러왔다. 지역 곳곳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가축 폐사가 이어졌다. 충북 옥천~영동 산악 구간에서는 폭염을 뚫고 홀로 등산하던 40대가 연락이 끊겨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대구에서는 화물 차량 적재함에 실린 스테인리스가 뜨거운 태양열을 모아 화재를 일으켰다. 고온으로 도로의 콘크리트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시민들은 외출을 삼갔다. 폭염이 절정에 이른 이날 오후 2시 서울 거리는 한산했다. 반면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대형 쇼핑몰 등 실내는 인파가 가득했다. 냉방 시설을 갖춘 커피전문점으로 대피한 시민도 많았다. 폭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7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0~37도의 분포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찜통더위는 최소 열흘 넘게 지속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 윤기한 통보관은 “일반적으로 7월 말부터 8월까지는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이는 때이고, 지난달 말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에서도 올해 8월은 평년보다 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이번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합작품’으로 분석된다. 윤 통보관은 “올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빠른 7월 중순에 끝나버리면서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 확장한 데다가 한반도 서북쪽 티베트 지역에서 형성된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상층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상공까지 날아와 폭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악의 더위를 보인 해로 기록된 1994년에는 7월 16일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은 28.7일, 열대야는 17.3일 동안 지속됐다.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 배치가 1994년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8-07-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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