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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자카르타 가는 길… 최대의 적은 ‘공기·물’

‘금빛’ 자카르타 가는 길… 최대의 적은 ‘공기·물’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7-25 23:06
업데이트 2018-07-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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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개막 앞둔 인도네시아는 지금

대기질 지수 160… 베이징보다 더 심각
숲 개간에 팔렘방은 산불 위험 상존
선수촌 인근 강은 악취 나는 ‘검은 강’
강 위에 그물치고 오물 막기 안간힘
조직위, 차량 짝홀제·방학 특단 조치
자카르타 시내가 뿌연 스모그에 뒤덮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카르타 시내가 뿌연 스모그에 뒤덮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을 앞두고 환경오염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의 대기질은 여전히 세계 최악 수준인 데다가 팔렘방은 산불이 잦은 지역이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선수촌 인근의 하천은 아직도 악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대기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25일 오후 1시(한국시간) 자카르타의 대기질 지수(AQI)는 160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러시아·AQI 163)와 라호르(파키스탄·AQI 163)에 이어 세 번째로 수치가 높았다. 오전에 잠시 비가 내렸음에도 공기의 질이 심각한 편이었다. AQI가 151~200 사이면 건강한 사람이라도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안 좋은 것이다. 같은 시각 서울의 AQI는 74(보통)였다.

공기질을 저하시키는 주된 원인은 매연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전 세계 4위(약 2억 6600만명)에 달하는 데다가 자카르타에만 1000만명이 모여 살고 있다. 그럼에도 도로 사정이 원활하지 않고 대중교통도 부족한 편이다. 상당수 시민들이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몰고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통 체증이 심해 차량의 공회전이 많고, 노후한 오토바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심한 매연이 도시를 더욱 매캐하게 만들고 있다. 건기(4월~9월)를 맞아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먼지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또 다른 지역인 팔렘방은 자카르타에 비해 공기가 맑은 편이지만 산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팔렘방이 속한 수마트라섬은 매년 산불로 곤혹을 치른다. 숲을 개간하려는 목적으로 화전을 시도하는 업자들 때문이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후가 덥고 건조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무로 인해 대기질도 악화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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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부들이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선수촌 인근 센티옹강에서 뜰채로 쓰레기를 건져 내고 있다. 자카르타 콤파스 홈페이지 캡처
인부들이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선수촌 인근 센티옹강에서 뜰채로 쓰레기를 건져 내고 있다.
자카르타 콤파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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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부들이 센티옹강에서 작업을 마친 뒤 오물 투척 방지용 그물을 피해 힘겹게 길가로 올라서고 있다.  자카르타 콤파스 홈페이지 캡처
인부들이 센티옹강에서 작업을 마친 뒤 오물 투척 방지용 그물을 피해 힘겹게 길가로 올라서고 있다.
자카르타 콤파스 홈페이지 캡처
부디 하리안토 인도네시아대 교수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기 오염이 심각하다”며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대기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동안 차량 짝홀제를 실시해 교통 체증과 대기오염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카르타의 일부 학교는 아예 대회 기간 동안 방학을 실시해 통학으로 인한 교통량을 억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자카르타는 수질오염도 심각하다. 아시안게임 선수촌 인근의 센티옹강은 오염 물질이 쌓여 색깔이 시커멓게 변했다. 아예 ‘검은 강’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악취가 나고 미관상 좋지 않다. 자카르타시는 해결책으로 강 위에다가 검은 그물을 쳐서 오물 유입을 막고 인력을 투입해 뜰채로 쓰레기를 건져 내고 있다. 그물 값으로만 4만 달러(약 4500만원)가 소요됐다.

한편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루는 북측의 여자농구(4명), 카누(18명), 조정(8명) 선수들과 지원 인력 4명까지 총 34명이 오는 28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방남한다고 발표했다. 대회에 앞서 남측과 합동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종목별로 진천선수촌, 충북 충주 탄금호 경기장 등지에서 훈련에 나설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7-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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