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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위기는 독재의 귀결?…시험대 오른 에르도안 리더십

터키 위기는 독재의 귀결?…시험대 오른 에르도안 리더십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14 14:38
업데이트 2018-08-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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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권위적 접근법 한계 직면”…새로운 길 찾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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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AFP 연합뉴스
지난 6월 재선에 성공하면서 ‘21세기 술탄’이라는 별칭을 얻은 터키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권위주의적인 길을 갈지 아니면 새 길을 택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앞세워 경제 성장을 이끌며 지지도를 쌓았다. 지난 6월 대선에서 무난히 재선출, 최장 30년이라는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놓으며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터키 화폐 가치가 폭락, 2001년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접근 방식이 한계를 노출하고 성공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발 위기는 현재 자국을 넘어 신흥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같은 선진국의 은행들도 위기로 몰아넣을 정도로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터키의 이런 경제적 문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제재 확대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나 경제에 갈수록 간섭의 정도를 높여가면서 통화정책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맞도록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경기 확장의 상당 부분이 예산을 통한 교묘한 술수나 정실주의, 부패 위에서 구축된 것이라는 비판을 지속해왔다.

그는 언론과 사법부, 외교정책, 정치적 의사결정 등에서 통제를 강화하며 터키인들의 삶을 구속해왔다.

권력이 강화할수록 주변에 자신의 생각을 공고히 할 사람들을 둘뿐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인재들은 배척, 스스로는 고립됐다.

터키는 프랑스 제도를 빌려와 강한 관료주의적 전통을 갖고 있고, 부마다 정치인이 아닌 정통관료 출신 차관이 있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를 없애고 자신이 임명하는 사람이 대신하도록 하면서 부서 전반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도 사라졌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건설산업을 바탕으로 한 경기 부양 및 성장을 추구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강조해왔다.

지난 5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는 중앙은행과 금리정책에 대한 통제 강화를 희망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이 통화정책 때문에 어려움에 빠지면 누가 책임을 지나”고 묻고는 “사람들은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력이 있다는 인상을 주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는 쌓여가는 외채와 경상수지적자로 인해 기존의 정책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미 경기 침체 상태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화, 국민의 경제 사정도 어렵게 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 회사들이나 투자 전문가들은 이미 수개월 동안 터키 경제가 정치적으로 관리되는 것은 외국의 투자를 쫓아내는 요인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무디스의 경우 에르도안이 대통령으로 재선출되고 첫 재무장관에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40)를 임명하자 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에르도안으로서는 자신의 길을 바꿀 수는 있지만 어떻게 할지는 확실치 않으며, 현재 그가 가진 수단으로는 경제적 고통을 피할 수는 없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스탄불 소재 ‘글로벌 소스 파트너스’의 컨설턴트인 아틸라 예실라다는 최소 5%포인트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고 “미국과 손을 잡는 것이 절대적인 최소치”라며 다른 선택방안은 없다고 NYT에 말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는 비열한 정치적 음모에 직면했고, 알라의 뜻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음날에도 “전략적 동반자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미국을 맹비난하는 쪽으로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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