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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여행 같은 장이 섰어요… 힐링을 한아름 샀어요

[포토 다큐] 여행 같은 장이 섰어요… 힐링을 한아름 샀어요

안주영 기자
안주영 기자
입력 2018-08-16 17:54
업데이트 2018-08-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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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났을 때… ‘비치마켓 양양’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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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항 인근에서 열린 마켓을 찾은 여름 피서객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예술 체험장과 함께 판매 물품을 둘러보고 있다.
후진항 인근에서 열린 마켓을 찾은 여름 피서객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예술 체험장과 함께 판매 물품을 둘러보고 있다.
생활창작자가 만든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자생(自生) 예술 시장인 ‘프리마켓’(Free Market)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리마켓은 생산자가 ‘셀러’(판매자)로 참여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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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최민정씨가 아이들과 목공 체험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 최민정씨가 아이들과 목공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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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 셀러가 무농약 팝콘과 유기농 쌀로 만든 주력 상품 ‘삐삐팝’을 홍보하고 있다.
박정자 셀러가 무농약 팝콘과 유기농 쌀로 만든 주력 상품 ‘삐삐팝’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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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딧의 커피스토리’로 마켓에 참가 중인 오명자 셀러가 푸른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주문받은 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에딧의 커피스토리’로 마켓에 참가 중인 오명자 셀러가 푸른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주문받은 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설악권 주요 관광 아이템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비치마켓(Beach Market) 양양’이 그중 하나다. 1980년대까지 강원 양양군 강현면은 제법 큰 전통시장이 섰던 곳이다. 이후 시장 기능이 점차 사라졌으나 최근 양양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낙산사와 방파제 사이에 만(灣)이 형성되면서 질 좋은 파도를 즐기려는 서퍼들과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해변을 활용한 창의적인 주말 시장’이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강현면사무소에서는 ‘프리마켓의 성공 사례’로 수년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을 지역 주민들과 수차례 벤치마킹한 끝에 작년 11월부터 ‘비치마켓 양양’을 운영하기로 했다. 매월 둘째 토요일과 일요일, 물치항에서 열렸던 마켓은 8월부터 후진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주말의 후진항 행사는 양양의 지역 셀러 15개 점포와 양평 문호리의 리버마켓 셀러 55개 점포가 참여하는 등 성황리에 펼쳐졌다.

해수욕장 인근 주자창에 마련된 판매 부스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진열하고 따가운 햇볕을 막아 줄 그늘막을 설치하느라 셀러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 하나하나에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가게 이름과 간판도 예쁘고 창의적이어야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마켓 셀러들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만든 물건을 파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수공예품은 물론 과일과 채소 등 유기농 작물을 판매하며 커피, 수제 음료 등 간단한 먹거리가 진열돼 있다. 판매 이외에 도자기와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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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 수제 도장을 판매하는 셀러가 마켓 입구에서 안내 문구판을 손글씨로 작성하고 있다.
전각 수제 도장을 판매하는 셀러가 마켓 입구에서 안내 문구판을 손글씨로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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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도자기 판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설악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도자기 판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행사를 기획한 문호리 리버마켓의 안완배 감독은 “공예품이나 농산물 등을 그냥 팔기보다는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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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셀러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게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
지역 셀러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게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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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셀러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게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
지역 셀러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게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목공 체험을 즐기고 있던 지역 주민 최민정(38·여)씨는 “한 주를 시작하는 활력소를 얻어 가기 위해 매달 이곳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에서 커피클래스를 운영하는 오명자(48·여)씨는 “주말이면 여행하는 기분으로 ‘에딧의 커피스토리’란 간판을 걸고 마켓에 참가한다”면서 “바다 뒤편 등대를 배경으로 드립 커피를 내리며 주변 셀러 및 관광객들과 커피 이야기로 소통을 즐긴다”고 말했다. 무농약 팝콘과 유기농 쌀로 만든 ‘삐삐팝’과 ‘차요테’라는 작물을 판매하고 있는 농부이자 지역 셀러인 박정자(58·여)씨.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한번쯤은 문화와 감성을 즐기는 힐링 여행’으로 ‘비치마켓 양양’을 추천했다.

‘비치마켓 양양’은 독특함의 추구라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며 관광 상품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보다도 더 주목받는 이유는 표면적인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삼는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소통’ 때문이다.

프리마켓이 연례행사가 아닌 ‘문화의 흐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양양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2018-08-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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