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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연구자 10명 중 7명 “월 250만원도 못 번다”

비정규직 연구자 10명 중 7명 “월 250만원도 못 번다”

입력 2018-09-24 13:50
업데이트 2018-09-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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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옥 교수, 115명 설문…교육환경도 70%가 불만족

학술 활동을 하는 비정규직 연구자 10명 중 7명은 한 달 수입이 25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비정규직 연구자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월수입이 167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학을 전공한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정신문화연구’ 최신호에 투고한 논문에서 비정규직 연구자 115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에 진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연령은 40대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와 30대가 각각 30명과 24명이었다. 최종학위는 박사가 90명, 박사 수료가 16명, 석사가 7명이었다. 전공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10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사에 응한 비정규직 연구자는 30∼50대 인문계 박사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의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연 소득에 관한 질문에 없다는 사람은 3명, 1천만원 미만은 25명, 1천만원 이상∼2천만원 미만은 26명, 2천만원 이상∼3천만원 미만은 26명, 3천만원 이상∼4천만원 미만은 24명, 4천만원 이상은 11명이었다.

가족 월 생활비는 100만원 미만이 13명,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28명,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31명,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25명, 400만원 이상 18명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상당수의 비정규직 연구자는 경제 상태가 빈곤하다”며 “2013년 서울 거주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가 314만원인데, 풍부한 문화자본을 보유한 이들의 평균값은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연구자들은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최근 3년간 전반적 교육환경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아주 불만족’과 ‘조금 불만족’이 각각 47명과 33명이었다. 반면 ‘만족’은 7명에 불과했다.

신분은 시간강사가 73명이었고, 강의교수나 연구교수 같은 비정규직 교수가 28명이었다. 강의는 2개 대학에서 한다는 응답자가 6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 학기 평균 강의시수는 4∼6시간과 7∼9시간이 48명, 26명이었다.

비정규직 연구자는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응답자 중 약 70%가 연구자 사이에 경쟁이 심화한다거나 대학교 폐교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

김 교수는 “비정규직 연구자들은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일순위로 보지 않고 안정된 연구 조건 확보를 우선시했다”며 “응답자들은 지식기반사회의 성숙을 위해 기초학문에 대한 균형 잡힌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규직 연구자들도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정된 연구 환경을 만들어줘야만 지속가능한 학문 재생산 구조가 살아나고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문절벽 시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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