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꼬인 5·24…당정, 북·미 관계 개선 땐 제재 완화 가능성

입력 : ㅣ 수정 : 2018-10-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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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조치 해제 검토 논란 어디로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논의” 속도조절
이해찬 등 여당 잇단 제재 해제 군불때기
美 ‘행동 대 행동’ 단계 해제 배제 못해
전문가 “영변 핵 폐기·종전선언 합의땐
대북제재 완화 흐름 만들어질 것” 전망
조명균 통일 “5·24조치 해제 검토한 적 없다” 선 긋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잠시 손목시계를 보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5·24조치 해제를 검토한 적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선행 단계로) 원인이 된 천안함 관련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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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균 통일 “5·24조치 해제 검토한 적 없다” 선 긋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잠시 손목시계를 보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5·24조치 해제를 검토한 적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선행 단계로) 원인이 된 천안함 관련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이 파문을 빚자 정부는 11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조치가 있어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물러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5·24조치 해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전날 강 장관이 국감에서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했던 발언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표면적으로는 수면 아래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여당 의원들이 여전히 제재 해제의 군불을 때고 있어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전날 5·24조치 해제 용의만을 강 장관에게 물었던 이 대표가 이날은 유엔 제재와 연계해 조 장관에게 물은 것은 이 문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엔 제재 해제 없이 5·24조치의 해제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를 전제로 유엔 제재를 해제하는 쪽으로 정부에 촉구한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가 이날 개성공단 재가동이 현재의 유엔 제재하에서도 일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 박병석 의원이 북한 관광 가능성 여부를 조 장관에게 집중 질문한 것도 여당의 기류를 반영한다.

문제는 미국이다. 일단 이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의 반응은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따른 행동 대 행동의 조치로 단계적 제재 해제가 막후협상에서 논의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나도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고 말해 북한의 일정한 조치에 대해서는 제재를 해제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전날 강 장관의 5·24조치 관련 발언에 대해 외교부가 신속하게 미국 정부에 진의를 설명한 것도 한·미 간 이 문제에 대해 이견 조정 내지 위기관리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새벽(한국시간) 기자들에게 “그들(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 그것(제재 해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을 놓고 한·미 간 불협화음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5·24조치가 아니라 포괄적인 유엔 제재를 뜻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어제 강 장관이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가 취소하고,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 승인 없이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 제재 해제 국면이 복잡하게 꼬였다”면서도 “다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와 종전선언 정도에 합의한다면 제재 완화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10-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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