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총괄 장관과 언론사 간부들이 서울 중심부에 모인 까닭?

입력 : ㅣ 수정 : 2018-10-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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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등 과거에 꺼리던 주제 당당하게 정부방침 소개
중국의 전 언론사를 직접 관장하는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의 사령탑인 쉬린(徐麟) 주임(장관) 등 주요 간부와 중국의 간판 언론사 간부들이 지난 11일 서울 한복판에 모여 ‘중국의 미세먼지 등 공해의 영향’ 등을 주제로 한국 전문가 및 언론인들과 논의하는 이례적인 자리가 있었다.

중국 측이 논의를 피해온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 및 한국에 대한 그 영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한국에서 열린 언론인 세미나에 중국 신문방송기관의 상위 감독기관격인 국무원 신문판공실의 사령탑이 직접 참석하는 일도 드물다.
지난 1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와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이 공동 주최로 열린 ‘한·중 고위언론인포럼’ 개회식. 왼쪽부터 이태식 한중교류협회 부회장(전 주미한국대사), 김한규, 이하경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쉬린 주임(장관),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팡정후이 중국 외문국 국장 대리.

▲ 지난 1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와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이 공동 주최로 열린 ‘한·중 고위언론인포럼’ 개회식. 왼쪽부터 이태식 한중교류협회 부회장(전 주미한국대사), 김한규, 이하경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쉬린 주임(장관),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팡정후이 중국 외문국 국장 대리.

이들은 이날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와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중 고위언론인포럼’의 주제로 ‘한중 미세먼지 및 공해감소를 위한 언론의 역할’ 등을 선정해 토론을 가졌다.

이날 중국측 참석자들은 중국 국무원과 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가통신사 신화사, 당 이론지 광명일보, 국무원의 웹사이트인 중국망(china.com), 중국 공산당 및 정부의 대외적인 시각 및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 등의 주임 및 부총편집장 등이었다. 쉬린 주임 등 국무원 관계자 11명, 언론인 대표단 15명, 국무원 산하 외문국 중국보도잡지사 관계자 4명 등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비중있는 언론인 및 언론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신들이 꺼려해 온 환경 문제, 그것도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미세먼지와 공해 감소’에 대해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왕샤오후이(王曉輝) 중국망 총편집장이 각각 양측의 주제발표를 했고, 한중 양측 언론인 및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 무엇보다 이날 중국 참석자들은 이전과 달리 자신감있고, 당당하게 중국 상황과 노력을 전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전과 달랐다.

우리에게는 미세먼지의 발원지이자 수출국격인 중국이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여러 국내적인 조치와 기술발전 등을 힘입어, 보다 당당해진 모습이다. 이들 중국측 참석자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의 녹색 발전에 대한 의지와 정책을 역설하면서 개선되고 있는 환경 상황 및 미래와 협력 가능성에 대해 긍정했다.

이날 회의 개막 기조연설에서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미래 세대를 위해 대기오염 문제와 관련한 양국 협력은 절실하다”며 “현재 베이징에서 한·중 협력센터가 운영되는 등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운을 띄웠다.

토론에서 멍위훙(孟宇紅) 환구시보 부총편집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외국인들을 보면, 반감이 들었다”면서 “당시 중국인들은 그렇게 환경에 민감하지 않았고, 그때 그게 중국인들의 의식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문제를 무척 심각하게 여기고 있고, 환경 의식이 생활에 녹아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멍 부총편집장은 “국제보도 전문 매체인 환구시보도 환경 문제를 1면 등 주요 지면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면서 “중국의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미국의 2배나 되고, 미세먼지(P.M 2.5)의 경우, 전년도의 3분의 1로 줄었다는 수치들도 중국의 노력과 그 성과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이 과거 이에 대해 무지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아가고 있고,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멍 부총편집장은 중국은 이제 유럽 등에서 들어오던 고체폐기물의 수입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유럽 국가들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인도 등 다른 곳으로 이 폐기물을 수출할 생각만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언론대표단 단장인 선웨이싱(沈衛星) 광명일보 부총편집장은 “지난해 19대 당대회이후 중국 당과 정부가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부각된 분야가 생태환경”이라면서 “이는 국가와 집권당이 국민에 대한 약속이며, 성장과 발전 속도를 희생해서라도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굳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선 부총편집장은 “녹색이념은 이미 일반대중들에게까지 성장 등 각 지방 책임자들의 경우, 이 같은 생태정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하고 옷을 벗을 각오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해양 등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확산되고 있다”고 첨단기술을 이용한 환경 개선 노력을 소개했다.

왕샤오후이 총편집장도 주제 발표에서 “생태문명건설을 위한 중국의 노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신에너지 자동차보급의 확대 등을 통해 이 같은 효과를 실감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은 이 과정에서 “참여자이자, 교육자, 감시자, 비판자로서의 다중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입장 표명과 대조적으로, 한국측 주제발표에서 동종인 교수는 심각한 현황과 앞으로도 만만치 않을 도전 등에 대해 지적했다. 동 교수는 “중국의 대기오염이 괄목할만한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면서 “오염이 심할 때는 개선 효과가 비교적 쉽지만, 어느 정도 개선된 뒤에는 추가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베이징 등의 오염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른바 ‘풍선효과’도 일부 나타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 교수는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에서 세계적으로 핫스팟(hot spot) 지역이 되고 있는 동북아에서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결과, 평상시 국내 미세먼지 오염 중에서 중국 등 외국의 비중이 30~50%이고, 고농도 오염 시에는 60~80%까지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21세기 한중교류협회 김한규 회장은 “이번 포럼은 동아시아와 한중간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 미세먼지와 공해 등 실질적 이슈를 다루는 등 실제로 문제를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방안과 협력을 모색해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제적인 핵심현안이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양국 협력방안 등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쉬린 주임 등 국무원 간부들과 언론대표단은 13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기흥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한국방송공사 등을 방문하고, 이주영 국회부의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예방·환담했다. 쉬린 주임 등 국무원 간부들은 다음 목적지인 일본으로, 언론대표단은 중국으로 각각 돌아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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