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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황의조·돌아온 석현준…‘다른 매력’ 원톱 경쟁

물오른 황의조·돌아온 석현준…‘다른 매력’ 원톱 경쟁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0-13 11:18
업데이트 2018-10-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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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본능’ 황의조, 3년 만에 A매치 골…석현준, 복귀전서 힘·제공권 강점 발휘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란, 줄곧 적임자가 마땅치 않아 찾아다녀야 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체제로 진입한 대표팀엔 그 강력한 후보가 한꺼번에 두 명이나 나타나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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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조대왕 오늘도 득점
의조대왕 오늘도 득점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대표팀 황의조가 선취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2018.10.12 연합뉴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는 2-1이라는 표면적 결과 외에 이런 측면에서 소득이 많은 경기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번갈아 뛴 황의조(26·감바 오사카), 석현준(27·랭스)이 각기 다른 장점을 뽐내며 수준급 활약으로 ‘원톱 경쟁’에 불을 지피면서다.

황의조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절정기를 맞고 있다. 요즘 그를 빼고는 한국 축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7월 와일드카드로 선발됐을 때만 해도 ‘인맥 축구’ 논란이 뜨거웠을 정도로 대표팀에서는 존재감이 약했으나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폭발하며 득점왕에 올라 모든 걸 뒤바꿨다.

벤투 감독은 A대표팀과 크게 인연이 없던 그를 ‘1기 벤투호’에 발탁해 지난달 코스타리카와의 데뷔전엔 교체로, 칠레와의 경기에 선발로 내보냈다.

이어 우루과이전에도 원톱으로 선발 기용해 신임을 보였다.

황의조는 후반 21분 선제골을 뽑아내 화답했다.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의 평가전 이후 3년 만에 나온 그의 A매치 두 번째 골이다.

골이 나오기까지 상황은 그의 침투력과 결정력이 잘 드러났다.

페널티 지역으로 파고들며 손흥민(토트넘), 남태희(알두하일)를 거쳐 온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 손흥민의 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골 지역 왼쪽으로 어느새 치고 나와 반대편 골대에 밀어 넣었다.

아시안게임과 9월 A매치를 마치고 돌아간 이후 J리그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더니 대표팀까지 이어져 그야말로 골 감각에 물이 올랐다.

0-0으로 맞설 때도 그는 골대 근처에서 공간을 찾아다니며 어떻게든 슈팅으로 연결하려는 ‘킬러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황의조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소속팀에서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우루과이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기회가 아주 짧은 사이에 나오는 만큼 더 집중하고 세밀한 움직임을 보완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황의조의 선제골 직후 그를 대신해 투입된 석현준도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모처럼 태극마크를 단 선수다.

우루과이전은 2016년 10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그가 2년 만에 치른 A매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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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리의 기쁨을 함께’
‘이 승리의 기쁨을 함께’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석현준이 한국의 2대1로 경기가 끝나자 기도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8.10.12 연합뉴스
석현준은 우루과이에 동점 골을 내준 이후 후반 34분 나온 정우영(알사드)의 결승 골을 사실상 함께 만들었다.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골대 앞을 지키던 에딘손 카바니를 맞고 흐르자 정우영이 마무리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우루과이 수비가 앞을 가로막았으나 석현준은 두 명 사이로 번쩍 뛰어올라 헤딩으로 연결하며 발판을 놨다.

190㎝의 큰 키와 힘, 탄력을 갖춘 그는 우루과이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밀리지 않고 공중볼 확보에서도 경쟁력을 보여 길지 않은 시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석현준은 황의조와는 다른 유형의 공격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뽑았다. 상대가 전방압박을 가했을 때 키핑 능력이나 2선 연계가 좋고, 수비에서도 강하게 몰아세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여러 나라와 클럽을 옮겨 다니며 포르투갈도 경험한 터라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 코치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부수적 장점도 있다.

석현준은 “포르투갈어를 하다 보니 감독, 코치님과 소통이 잘 돼서 좋다. 훈련도 포르투갈에서 경험한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 이후 세 경기에 모두 최전방 원톱을 내세웠기 때문에 황의조와 석현준의 ‘경쟁’이 부각되는 양상이지만, 유일한 옵션은 아니다. 둘을 함께 세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석현준은 “의조와 제 스타일이 달라서 새로운 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면서 “투 스트라이커로도 한 번 뛰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16일 천안에서 열리는 파나마와의 경기는 벤투호의 ‘무패 행진’과 더불어 최전방의 주인공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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