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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82m 4900억원 쏟아부은 세계 최대 동상 제막

높이 182m 4900억원 쏟아부은 세계 최대 동상 제막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0-31 15:56
업데이트 2018-10-3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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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지상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을 지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지어지던 높이 182m의 거대 동상이 31일 제막됐다.

건설 비용으로 무려 4억 3000만달러(약 4900억원)가 투입됐다. 대형 지진이나 강풍에도 견디고 쓰러지지 않도록 동상 무게가 무려 6만 7000톤에 이른다. 동상 몸체에는 1만 2000개의 동판 패널을 붙였는데 이것들의 무게만 1850톤이 된다. 동상과 주변까지 2만㎡ 면적이 되고 주위에 12㎢ 크기의 인공호수가 들어섰다. 중국 출신 수백명을 포함해 2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동원됐다.

독립 영웅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을 기리기 위한 동상으로 ‘단결의 동상’으로 이름 붙여졌다. 그는 인도의 첫 내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냈으며 반목하던 여러 주들을 설득해 하나로 묶고 독립 후 인도 정부가 출범하도록 만들어 ‘인도의 철인’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3년 선거 유세 도중 “많은 이들이 파텔이 초대 총리에 오르지 못한 것을 애석해 하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관람객들은 기단 격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동상의 가슴 높이인 153m 지점에 있는 전망 갤러리에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기단 격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동상의 가슴 높이인 153m 지점에 있는 전망 갤러리에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그 역시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다른 곳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공적 예산을 낭비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날 제막식에 참석, “인도의 정신과 결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공군 전투기들이 인도 조각가 람 수타르가 설계한 동상에 꽃들을 뿌리며 비행했다.

구자라트주 정부가 건설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연방 정부와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모디 총리가 2010년 구자라트주 수석 장관이었을 때 구상했던 동상 건립 계획을 밀어붙여 동향 출신인 파텔과 자신을 동격화하려는 것이란 비난도 나온다.

이 동상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여신상의 곱절 가까이 되며 지금까지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던 중국의 춘사 불상(128m)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단결의 동상이 세계 최고 동상의 지위를 오래 유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정부도 마라사 전사들의 왕 시바지를 기리는 동상을 190m 높이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높이 182m의 ‘단결의 동상’은 미국 뉴욕 자유의여신상의 곱절 정도이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의 여섯 배 가까이 된다.
높이 182m의 ‘단결의 동상’은 미국 뉴욕 자유의여신상의 곱절 정도이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의 여섯 배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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