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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FP 연합뉴스
프랑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오스낫(Osenat)은 당시 24세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시인이 6월 30일 혼혈의 연인 잔 뒤발에게 생활고를 털어놓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쓴 편지가 4일(현지시간) 낙찰 예정가의 세 배가 넘는 돈에 팔렸다고 밝혔다. 편지에는 “당신이 이 편지를 받을 때에는 난 죽어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고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 일어나는 부담을 견뎌내지 못하겠다”고 적혀 있었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상당한 유산을 받았으나 탕진했던 보들레르는 편지를 쓴 날 곧바로 자살을 감행, 가슴을 칼로 찔렀으나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고 살아남았다.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겠다고 결심한 그가 파리 현대미술전을 소개하며 쓴 평론은 날카로운 판단력과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보여주었으며, 그가 이미 현대 예술의 방향을 읽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1845년에 집필했다. 그 뒤 22년을 더 살아 ‘악의 꽃(Les Fleurs du Mal)’과 같은 훌륭한 작품들을 남겨 프랑스 시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867년 매독으로 세상을 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