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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2호 태양권 경계 넘어 성간우주 진입…인류 물체 중 두번째

보이저 2호 태양권 경계 넘어 성간우주 진입…인류 물체 중 두번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12-11 10:35
업데이트 2018-12-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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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권 경계를 벗어나 성간우주에 도달한 것을 나타낸 일러스트.  미 항공우주국(NASA)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권 경계를 벗어나 성간우주에 도달한 것을 나타낸 일러스트.
미 항공우주국(NASA)
보이저 2호가 인류가 만든 물체로서 사상 두번째로 태양권 경계를 넘어 성간우주에 도달했다.

지난 1977년 8월 20일 발사된 이후 41년간 297억 7200만㎞를 여행한 끝에 고향 항성계의 경계에 닿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0일 낮(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 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이저 2호의 성간우주 진입 사실을 공개했다.

보이저 2호 담당 과학자들은 탐사선이 지난달 5일 성간매질(interstellar medium)의 압력과 태양풍의 압력이 균형을 이루는 태양권 계면(헬리오포즈·Heliopause)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태양권 계면은 태양풍의 영향이 없어지는 경계 부분을 가리킨다.

쌍둥이 탐사선인 보이저 1호는 보이저 2호보다 16일 뒤에 발사됐지만 훨씬 짧은 궤도로 더 빠른 속도로 여행해 지난 2012년 먼저 성간우주에 진입했다.

보이저 2호는 현재 지구에서 약 180억㎞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지만 여전히 통신이 가능한 상태다. 보이저 2호가 전송한 신호는 빛의 속도로 심우주네트워크(DSN)를 통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16.5시간이 걸린다.

보이저 2호는 PLS라는 플라스마 측정 장비가 실려 있어 태양권 계면을 넘어 성간우주로 진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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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보이저 2호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탐사선 보이저 2호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탐사선이 태양권(헬리오스피어·Heliosphere)에 있는 동안에는 태양에서 흘려보낸 플라스마, 이른바 태양풍에 휩싸여 있었다. PLS는 플라스마의 전류를 측정해 태양풍의 속도와 농도, 온도, 압력 등을 측정하는데 11월 5일 태양풍 입자의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관측되고, 그 이후에는 탐사선 주변에서 태양풍이 측정되지 않고 있다.

성간우주에 먼저 진입했던 보이저 1호도 PLS를 장착하고 떠났지만 1980년 고장이 나면서 이를 통한 측정 임무는 수행하지 못했다. 다만 플라스마 자료 외에 탐사선에 실린 자력계 등 다른 과학 장비를 통해 성간우주 진입을 입증할 수 있었다.

보이저 프로젝트 팀은 보이저 2호가 측정한 과학 자료를 토대로 태양계 끝의 우주 환경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이저호 시리즈는 당초 목성과 토성을 연구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런데 보이저가 발사될 시기에 해왕성과 천왕성까지 한번에 탐사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 예측되면서 보이저 2호는 목성과 토성에 이어 다른 외행성 탐사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원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도 원격 프로그램 조정을 통해 심우주를 향한 비행을 계속 이어나간 끝에 결국 성간우주에도 진입하게 됐다.

특히 보이저 2호는 설계 수명이 5년에 불과했지만 41년째 정상 가동되면서 NASA의 최장수 프로젝트 반열에 올랐다.

보이저호는 플루토늄을 원료로 전기를 얻어 가동되고 있다. 이 연료가 떨어지면 지구와 연결이 끊기게 된다.

보이저 프로젝트 책임자인 수전 도드는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보이저호가 2027년까지 가동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탐사선을 50년 동안 가동한다는 것은 극히 흥미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이저 1,2호가 태양권 계면을 벗어난 것은 확실하지만 태양계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소규모 천체들이 모여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 태양의 중력 영향을 받아 넓은 의미의 태양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오르트 구름의 폭이 얼마나 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태양에서 1000AU(천문단위 1AU=태양-지구 거리)부터 10만AU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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