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이끈 박항서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세요”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이끈 박항서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세요”

심현희 기자
입력 2018-12-16 18:06
업데이트 2018-12-16 23:1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결승골엔 대표팀 23명 전체 혼 담겨”

축하금 10만弗 현지 축구 위해 쾌척
‘권력 2위’ 푹 총리도 포옹 뒤 엄지 척
현지 수백만명 ‘朴 코스프레’ 등 환호
내년 3월 벤투號와 하노이 격돌 주목
‘박항서 매직’… 베트남의 꿈★ 이루어지다
‘박항서 매직’… 베트남의 꿈★ 이루어지다 박항서(가운데)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 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응우옌쑤언푹(오른쪽 다섯 번째) 총리가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가운데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박 감독은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에게 돌린다. 나를 사랑해 준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노이 EPA 연합뉴스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 “베트남 꼬렌(파이팅).” ‘박항서 매직’이 이뤄진 지난 15일 베트남 전역이 붉은 바다로 변했다. 경기 종료 휘슬은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이 열린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 4만여석을 가득 메운 홈 관중들은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들어간 플래카드가 관중석에서 넘실거리기도 했다.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들은 겅중겅중 뛰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지난 15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자 수십만명의 축구팬들이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국 국기인 ‘금성홍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하노이 신화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지난 15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자 수십만명의 축구팬들이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국 국기인 ‘금성홍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하노이 신화 연합뉴스
 박 감독은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응우옌쑤언푹 총리로부터 우승 메달을 받았다. 결승을 앞두고 ‘우승을 기대한다’며 격려 편지를 보냈던 푹 총리는 박 감독을 다정하게 껴안은 뒤 왼손 엄지를 치켜세우며 공을 치하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돌린다. 베트남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나를 사랑해 준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승골을 넣은 응우옌안둑에 대해선 “그 골에는 우리 대표팀 23명 전체의 혼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골이었다”고 칭찬한 뒤 그동안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 준 한국 국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감독은 16일 베트남 자동차 업체인 타코의 창립 15주년 행사에 참석, 이 업체에서 받은 격려금 10만 달러를 축구 발전과 이웃 돕기에 써 달라고 쾌척했다. 베트남 최대 기업인 호앙아인 질라이 컴퍼니 대표 두안응우옌둑 회장은 “박항서 감독의 연봉을 위해 베트남축구협회(VFF)를 돕겠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 박 감독이 연봉 인상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를 베트남에 남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박 감독이 2019년까지 월 2만 2000달러(약 2500만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선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수백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붉은색 바탕에 금색 별이 들어간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들고 환호했다. 팬들은 국기를 든 채 오토바이를 타고 부부젤라와 냄비 등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누볐다.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이 환희로 들끓었다. 온 국민이 잠들지 못했다”면서 “모든 국민이 ‘베트남 보딕(우승)’을 외치며 기뻐 날뛰고 서로 끌어안았으며 ‘정말 자랑스러운 베트남이여’라는 노래가 끝도 없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일부 청년들은 박 감독과 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안경을 쓴 채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는 ‘박항서 코스프레’를 했다.

 ‘박항서호’의 활약으로 올해 베트남인들의 최대 관심사가 축구였다는 통계도 나왔다. 구글 검색어 상위 10개 가운데 1∼5위가 모두 축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현지 매체 타인니엔은 전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내년 3월 26일 하노이에서 베트남과 A매치 친선경기를 갖는다. 지난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와 이번 AFF 스즈키컵 우승 팀끼리 격돌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내년 1월 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리는 AFC 아시안컵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벤투호가 C조 1위를 차지하고, 베트남이 D조 3위를 차지한 뒤 와일드카드로 16강에 합류하면 같은 달 21일 만날 수 있다. 베트남이 조 2위로 오르면 28일 준결승에서 만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12-17 2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