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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가 물 흐린다?…박관천이 보는 ‘청와대 특감반 사건’

미꾸라지가 물 흐린다?…박관천이 보는 ‘청와대 특감반 사건’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2-18 10:16
업데이트 2018-12-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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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속해 있으면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서 쫓겨난 박관천 전 행정관이 1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와대 특감반 사태’를 놓고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속해 있으면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서 쫓겨난 박관천 전 행정관이 1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와대 특감반 사태’를 놓고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에서 근무하다가 비위 행위가 적발돼 검찰로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잇따른 폭로를 청와대가 그때그때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를 놓고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일한 박관천 행정관이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서 ‘쫓겨난’ 일이 떠오른다면서, 이번 사안이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청와대 특감반 사건’으로 다시 이름이 소환되고 있는 박관천 전 행정관을 JTBC ‘뉴스룸’이 지난 17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이번 사태에 대한 박 전 행정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닌 특감반의 직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박 전 행정관은 김태우 수사관처럼 자신이 생산한 첩보 내용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일이 특감반의 통상적인 활동인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경험한 바로는 통상적이지 않다”면서 “특감반원이나 국무총리실 감찰반원들이 생산한 비위 첩보는 이 첩보를 생산한 사람이 누군가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부쳐지는 것이 관례”라고 밝혔다.

앞서 김태우 수사관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전직 국무총리의 아들이나 은행장 등 민간인들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민간인 사찰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석희 앵커 역시 이를 의식해 특감반원 활동 과정에서 ‘민간인 사찰인지 감찰인지 경계선이 모호할 때도 있나’라는 질문을 박 전 행정관에게 했다.

박 전 행정관은 “경계선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공직자는 공사 생활에서도 품위유지 의무가 있다. 두 번째로 민간인도 관급 공사를 한다. 그런데 그 관급 공사를 하는 민간인이 공사를,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안 쓰고 공사 감독하는 공무원들에게 향응이나 제공하고 하면 이거 당연히 감찰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예를 들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또 하나 공무원은 평상시에 국가 정책에 대한 정보 수집 동향이 있습니다. 제가 출퇴근길에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데 현재 대통령의 환경 정책이 어떻고 문제가 많다, 그러면 저는 그걸 ‘참고 보고’로 써서 정책에 반영하는 것까지 합법입니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생겼냐 하면, 그걸 첩보를 받아본 비서관이나 수석이 ‘이거 누가 이런 말을 했어?’ (묻고, 거기에 제가) ‘어디서 슈퍼마켓 하는 A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위에서) ‘A 혹시 세금 탈루하고 있는지 확인해 봐’ 이런 지시를 하면 그때는 민간인 사찰이고 불법인 것이죠. 딱 거기가 경계선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속해 있으면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서 쫓겨난 박관천(오른쪽) 전 행정관이 1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와대 특감반 사태’를 놓고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속해 있으면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서 쫓겨난 박관천(오른쪽) 전 행정관이 1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와대 특감반 사태’를 놓고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박 전 행정관은 “민간은행장의 사생활을 캤으면 그건 문제가 된다. 하지만 민간은행장이 국민이 저축해 놓은 돈에 대해서 그것을 개인적으로 불법적으로 운영하거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감찰 지시가 내려온 것은 (특감반이 감찰을) 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태우 비서관의 폭로 직후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 곧 불순물은 가라앉을 것이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청와대의 이런 대응에 대해 박 전 행정관은 개인적인 견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일일수록 국민들이 알기 쉽게, 이번에 김 수사관이 어떠어떠한 비위가 있다는 첩보를 배출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게 사실이면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확인이 안 된 거면 우리가 다시 수사기관에 확인해 보겠다, 이렇게 딱 정확히 이야기를 해 줘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이 알기 쉽게 해야 되고요. 그 다음에 개인적 일탈이라고 그러는데, 그 사람이 개인적 일탈을 어디서 했습니까? 민정(민정수석실)에 근무하면서 했습니다. 그러면 청와대 민정도 그 사람을 관리 못 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면 국민에게 ‘우리가 관리하다 보니까 이런 게 잘못됐다’, 따라서 이런 건 제도를 관리하고 우리 실수도 인정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관리하고 국민께 투명하게 해야 되지, 어떠한 개인적인 비난조로 나가는 것은 그것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청와대의 모습은 아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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