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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이 길고 딱딱한 뉴스 안 읽는다는 건 오해”

“젊은층이 길고 딱딱한 뉴스 안 읽는다는 건 오해”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19-03-22 00:44
업데이트 2019-03-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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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 총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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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 총괄 전무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 총괄 전무
초등학생이 장래희망으로 인기 유튜버를 꿈꾸고, 국민 10명 중 6명이 유튜브로 검색하는 시대. 시시각각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뉴스와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뉴스 생태계에 관련한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정김경숙(51) 구글코리아 홍보총괄 전무를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미디어 업계에서는 유튜브를 경쟁자를 넘어 위협적인 존재로 느끼고 위기감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구글이 한국에 상륙한 지 21년, 그중 12년을 구글코리아에서 일한 그는 로고만 있는 구글 첫 화면을 띄우면서 말문을 열었다.

“첫 화면에 광고를 띄운다면 돈은 벌겠지만 속도는 느려지겠죠. 20년째 변하지 않는 구글의 철학은 사용자 중심의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유튜브의 경우도 광고비가 해당 언론사로 가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채널 또는 수익 다각화로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모토로라코리아와 한국릴리를 거쳐 구글코리아에 입사한 그는 홍보 업무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국의 뉴스 생태계를 키워 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고 구글 본사에 먼저 제안했고, 회사는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미국과 달리 포털사이트에는 방문자의 40~60%가 몰리고, 정작 뉴스를 만든 언론사의 사이트에는 4%밖에 오지 않는 국내 미디어 시장이 왜곡됐다고 생각했어요. 언론이 건강해야 좋은 콘텐츠가 생산되니까요.”

이후 구글은 지난해부터 언론사가 독립적인 저널리즘 체계를 유지하도록 기술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NI)를 출범시켰고, 2015년부터 다양한 저널리즘 형식과 콘텐츠를 실험하는 ‘구글 뉴스랩 펠로십’을 진행했다.

“디지털 시대에 젊은층이 길이가 길고 딱딱한 뉴스를 읽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예요. 10~20대는 뉴스를 공유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이 시대에 알아야 될 뉴스를 맥락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같은 콘텐츠라도 시각화, 데이터화,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죠.”

최근 문제시되는 유튜브의 가짜뉴스(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고민도 깊다. 구글은 청소년들의 가짜뉴스 분별력을 키워 주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15억원을 투자하고 다음달 19~20일에는 ‘맥락 저널리즘’을 주제로 ‘GNI 미디어 해커톤 대회’를 개최한다. 그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정답이나 빠른 답은 없는 것 같다”면서 “표현의 자유의 균형을 지키면서 자체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부적절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모니터하는 것이 어렵지만 구글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1위로 꼽히는 구글의 장점으로 ‘책임 있는 자율성’을 꼽은 그는 “직원들이 어떤 의견을 개진해도 오픈 마인드로 받아 주고 성에 대한 인식도 평등하고 수평적이며, 업무 영역을 넓혔을 때 자율성을 인정하고 지원해 준다. 그것이 내가 12년째 구글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부모의 성을 함께 쓰는 양성 평등 운동을 하고 있는 그는 석사 학위만 무려 4개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는 IT 전문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워커홀릭은 아니고 맡은 일에서 최고가 되려니 계속 공부를 하게 되더군요. 인간성뿐만 아니라 그 분야의 능력을 갖춰야 좋은 리더로서 존경받을 수 있겠죠. 앞으로 IT 업계에서도 포용적인 리더십을 갖춘 여성 인재들이 더 많이 활약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9-03-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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